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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종사자 77% AI 도입에 고용 불안... 노사정 협의체 구성 촉구

선재관 기자 2026-04-15 18:11:45

효율은 올랐지만 일자리는 위태

게임 개발 현장에 드리운 AI 그림자

개발자 4명 중 3명이 불안한 이유

게임업계 AI 공존 방안 찾아야

15일 더불어민주당 게임특위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 시대의 K-게임, 노동자에게 길을 묻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 4명 중 3명 이상이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인한 고용 불안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효율성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와 일자리 위협이라는 불안이 현장에서 동시에 충돌하는 가운데 제도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IT위원회(오세윤)는 15일 더불어민주당 게임특위(김성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정책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국내 8개 게임사 직원 107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기획·아트·프로그래밍·사운드·영상 등 개발 직군이 65.9%를 차지했다.
 
게임업계 노동자 설문조사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IT위원회 제공]

조사 결과 응답자 65.6%가 개발 현장에서 AI를 자주 사용하고 있으며 80.3%는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그러나 회사와 노조 차원의 공식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응답은 26.7%에 불과했고 77.3%가 고용 불안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AI 도입에 따른 수익 배분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82.3%에 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실제 업계의 흐름과 일치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조현래)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게임사의 생성형 AI 활용률은 41.7%로 전체 콘텐츠 분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며 AI를 도입한 게임사 중 43.8%는 전사적으로 기술을 운영 중이다.

고용 불안은 단순한 심리적 우려를 지나 실제 지표로도 입증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컴투스 등 6개사의 지난해 합산 신규 채용 인원은 1362명으로 2022년(2339명)보다 42% 급감했다. 

AI가 단순 에셋 제작과 기본 코드 작성 및 QA 일부 테스트 등 기초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인건비 감축을 통한 수익성 방어가 업계의 주된 흐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주요 경영진 역시 실적 발표 자리에서 AI 기술 도입을 통한 외주비와 인건비 효율화 의지를 연이어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 산업이 AI 대체 위험도가 특히 높은 분야라고 경고한다.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AI의 직업 대체 순서는 난이도가 아닌 실체의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게임 산업은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개발이 결합된 분야로 물리적 시설 전환 비용이 들지 않아 기술 대체 속도가 매우 빠르다. 

KDI 보고서 역시 AI 도입이 전문 인력 채용으로 전체 고용 규모를 유지하는 듯 보이나 기존 인력을 제외한 고용 규모는 줄어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용과 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에 조급함을 느끼고 있다. 김민호 스마일게이트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신규 조합 가입자들이 가입 인사 대신 AI 도입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가장 먼저 물어본다고 전했다. 

노영호 웹젠 노조 지회장도 에이전틱 AI를 깊게 쓰는 숙련자일수록 위기감이 크다며 기술 진보의 혜택이 창작자에게 공정하게 배분되는 제도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AI가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인간의 고유 영역이었던 기획과 설계 단계까지 파고들었음을 의미한다.

산업 전환의 파고가 거세지면서 노동계는 상설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현장 중심의 게임산업법 개정 기틀을 마련하고 AI 기술 혁신과 고용 안정이 공존하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설문 참여자의 91.3%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게임 부문과 게임물관리위원회를 통합한 게임진흥원 신설을 지지했으며 이 과정에 노동조합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80.8%에 달했다. 기술의 수익이 개발자에게 환류되지 않는 구조에서는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권도 현장의 목소리를 법안에 담겠다는 방침이다. 게임특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의원은 AI 전환이 노동자와 산업 모두에게 기회가 되도록 적절한 경쟁 규칙을 정하는 것이 법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2026년 게임 산업은 AI 투자가 실제 결과물로 검증되는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AI와 노동이 공존하는 미래형 모델을 선제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한국 게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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