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항체 신약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생산·허가·상업화 역량에 외부 바이오텍의 혁신 기술을 결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26일 ‘CSID(Celltrion Science & Innovation Day)’를 열고 항체 신약 개발 전략과 파트너십 현황을 공개했다. 핵심은 후보물질 발굴은 외부 혁신 기업과 협력하고 셀트리온은 임상·CMC(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글로벌 허가 및 판매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셀트리온은 이미 2012년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키며 상업화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램시마는 지난해 연매출 1조268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올랐다. 유럽에서는 램시마와 피하주사(SC) 제형인 램시마SC가 주요 5개국에서 합산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번 행사에서 카이진, 머스트바이오, 포트래이, 갤럭스 등 4개 기업과의 협업 내용을 공개했다.
가장 주목받은 파이프라인은 카이진과 공동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T-P77’이다. CT-P77은 FcRn 저해 기전을 활용한 항체 신약으로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셀트리온은 연내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CT-P77이 상용화될 경우 기존 주 1회 투여 중심의 FcRn 저해제 시장에서 월 1회 피하주사 방식으로 차별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이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 다른 핵심 후보물질은 머스트바이오의 면역항암제 ‘MB4’다. PD-1·VEGF·IL-2v를 결합한 다중 기전 항체로 전신 면역 독성을 낮추면서 종양미세환경에서 선택적으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도록 설계됐다.
셀트리온은 후보물질 확보뿐 아니라 플랫폼 기술 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포트래이와는 공간전사체 및 멀티오믹스 기반 신규 타깃 발굴 연구를 진행 중이며 2개 암종에서 최대 10개의 신규 타깃을 찾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갤럭스와는 AI 기반 항체 설계 기술을 활용해 다중항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전략 변화는 바이오 산업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초기 후보물질 확보를 위해 바이오텍과 협업을 확대하는 가운데 셀트리온 역시 외부 혁신을 적극 흡수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가장 먼저 성과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셀트리온은 이미 램시마, 유플라이마 등 관련 제품군으로 글로벌 영업망과 처방 경험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정의수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생산·허가·직판 체계를 모두 구축한 몇 안 되는 국내 기업”이라며 “신약 후보물질만 확보된다면 상업화 단계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직판 체계를 강화하며 신약 중심 체질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미국 시장에 출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를 기반으로 신약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빅파마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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