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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설]투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중앙정치의 그림자를 넘어 진정한 지방자치로

경제일보 2026-06-03 15:07:59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30일 전북특별자치도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가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역대급 투표율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높은 참여 의지는 우리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투표는 시민이 행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권리이자 책임이다. 소중한 한 표는 단순히 후보 한 사람을 선택하는 행위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와 공동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택이다.
 
그러나 축제여야 할 지방선거의 과정은 아쉬움을 남겼다. 선거 막판까지 거대 양당은 정책 경쟁보다 상대를 흠집 내기 위한 네거티브 공방에 몰두했다.

지역 발전 비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안은 뒷전으로 밀렸고, 중앙 정치의 갈등 구도가 선거판 전체를 지배했다. ‘내란 심판’이냐 ‘정권 견제’냐를 둘러싼 프레임 대결은 지방선거의 본질을 흐렸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주민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과정이다. 교통, 교육, 복지, 주거, 환경, 지역경제 활성화 등 주민들이 매일 마주하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비전을 검증하는 것이 핵심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 맞춤형 공약과 정책 경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후보들은 중앙 정치의 거대 담론에 기대었고, 정당 역시 지역 현안보다 진영 논리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우리 지방자치가 여전히 중앙정치의 강한 영향력 아래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정당 공천에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 많은 지방정치인은 주민보다 중앙당의 눈치를 먼저 살피는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가 사실상 중앙정치의 연장전으로 치러지는 한, 진정한 지방자치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제 중요한 것은 당선 이후다. 당선인들은 선거 기간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뿐 아니라 모든 주민의 대표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앙정치의 이해관계와 정쟁에 휘둘리지 않고 지역 발전과 주민 행복이라는 본연의 책무에 집중해야 한다. 지방의회 역시 정당의 거수기가 아니라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책임 있는 기관으로 역할을 다해야 한다.
 
지방자치의 성공은 결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평가받는다. 선거 때마다 거창한 구호가 넘쳐나지만 정작 주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제는 정치적 충성 경쟁이 아니라 실력과 성과로 평가받는 지방정치가 자리 잡아야 한다.
 
오늘 유권자들이 행사하는 한 표의 가치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 한 표가 지역의 미래를 만들고 민주주의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

투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선출된 권력이 주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중앙정치의 그림자를 넘어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할 때 비로소 이번 지방선거는 성공한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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