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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명·청대전' 과열 속 李·文 회동…분열 봉합될까

권석림 기자 2026-06-26 11:23:20

"국정 현안 전반과 국제 정세 의견 나눌 것"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 달 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한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문 전 대통령을 공식 초청한 것은 처음이다.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위험 수위에 이른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공식적으로 공개된 의제는 없지만,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2~3년 차 국정 골든타임을 여권 내부 계파 다툼으로 허비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도 엿보인다.

실제 차기 총선 공천권이 걸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명·청 대전' 구도가 뚜렷해지는 형국이다.

정청래 전 대표가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 친노·친문 표심 공략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자, 친명계 견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당권 도전에 대통령 의중이 담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이 대통령은 "원수 싸우듯 하지 말아달라"며 과열 양상에 우려와 당부를 전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지난 25일 “이 대통령이 7월 1일 수요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했다. 회동 의제에 대해서는 “열린 주제로 만나게 된다”며 “국정 현안 전반과 국제 정세 관련해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현직 대통령 간의 만남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지층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사됐다. 여당의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 성향의 ‘구주류’ 지지층과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신주류’ 지지층이 분화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전날 연임 도전을 위해 대표직을 사퇴한 직후 첫 행보로 문 전 대통령을 찾았다.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이 이른바 ‘반청(반정청래) 연대’를 가시화한 가운데 친문계와 연대 시도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를 두고 친명 측에선 “정 전 대표가 노골적으로 계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여권 내부 갈등이 정부 국정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 동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하자 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과의 회동을 추진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 원인을 두고도 여권 내부에선 여러 분석이 나온다. 임기 2년 차에 막 들어선 시점 특별한 실정이 없음에도 지지율이 빠지는 것은 지방선거 결과와 함께 당·청 갈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시장과 경남지사, 부산·평택 국회의원 재·보궐 등 패배 원인을 두고 친명계와 친청계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모습에 중도층은 등을 돌리고 핵심 지지층은 분열하는 양상이란 분석이다.

특히 정 전 대표의 "정권은 짧다" 발언 이후 한층 격앙된 친명계 공세와 이에 반발하는 강성 당원 중심 친청계 재반격은 여권 지지층 분열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여권 계파 분열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검찰 보완수사권 논란을 중심으로 발아됐다. '수사-기소 권한 분리' 대명제에는 이견이 없지만, 민생 사건 수사 및 기소 차질 우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온도차가 컸다.

검찰 수사로 홍역을 치르고도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에 힘을 실어 온 이 대통령이 "국회 논의에 맡기겠다"고 한발 물러서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취임 1년여 만에 회동하기로 한 것은 여권 분열로 국정 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계파 갈등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면 전당대회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임기 2~3년 차 핵심 기간 국정 동력을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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