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수원은 하태경 원장 취임 이후 △AI 세일즈 코치 △AI 시험 출제 시스템 △AI LXP(개인 맞춤형 학습경험 플랫폼) 등 교육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추진해 왔다.
당초 보험연수원은 AI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설립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자회사 설립과 출자 근거 등을 정관에 반영하려 했으나 금융위의 정관 변경 허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업 방식을 합작투자로 변경했다.
현재 추진 중인 합작법인 투자 규모는 총 25억원이다. 보험연수원과 대만 위즈덤가든이 각각 10억원, 싱가포르 X402 Labs가 5억원을 출자하는 구조다. 보험연수원은 소수 지분 출자는 현행 정관에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 원장은 대법원 판례와 법무부 답변 등을 근거로 비영리법인도 목적사업 달성에 필요한 범위에서 영리사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 위험을 낮추기 위해 차기 원장 취임 이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풋옵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보험연수원 지부는 자회사 설립이 어려워지자 사실상 같은 사업을 합작법인 방식으로 우회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이사회 의결에 앞서 법인 설립 준비와 대표이사 내정, 인력 투입 등이 진행됐다고 주장하며 사업성과 추진 절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보험연수원 이사회 이사사들의 반대 움직임도 있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를 비롯한 다수 이사사가 사업성과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지난 7월 28일 열린 연수협의회에서도 이사사 실무진들이 합작투자에 반대하는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보험연수원은 지난 7일 예정됐던 이사회를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AI 신사업 투자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할 예정이었다. 이사회 연기 이후 하 원장이 그 배경으로 금융위의 반대를 지목하면서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 원장은 금융위가 지난 6월 합작투자를 보험연수원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가 이후 이를 바꿔 사실상 사업 추진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에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의 반대 철회와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공식 사과, 관련 사안에 대한 국회 조사를 요구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연수원의 합작법인 추진 방식을 다소 낯설게 보는 시각도 있다. 보험연수원의 설립 취지를 감안하면 AI 사업을 자회사나 합작법인을 별도로 세워 수익사업 형태로 추진해야 하는지는 따져볼 문제라는 것이다.
사업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는 만큼 추진 과정에서 이사사와 금융당국을 충분히 설득하는 절차도 필요했다는 평가다. 업계와 당국은 물론 내부 노조에서도 문제 제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사업 추진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의문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I를 접목해서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반드시 수익사업 형식으로 해야 하느냐는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라며 "이사사와 당국에도 충분히 설명해 납득되는 범위에서 진행했어야 하는데 불협화음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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