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영주 종근당 대표와 브라이언 M. 스트렘 키오라 파마슈티컬스대표이사 겸 최고경영자가 종근당 충정로 본사에서 망막색소변성증 치료 신약후보물질 ‘KIO-301’ 개발·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종근당]
[경제일보] 종근당이 희귀 망막질환 신약을 앞세워 안과 치료제 사업 확대에 나선다. 미국 안과질환 전문 제약사 키오라 파마슈티컬스와 손잡고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제 후보물질 ‘KIO-301’의 국내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한다. 기존 안과 사업에서 쌓은 역량을 신약 개발로 확장해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21일 종근당에 따르면 키오라와 KIO-301의 국내 안과 적응증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종근당은 국내에서 KIO-301의 임상 개발부터 품목허가와 상업화까지 맡는다. 키오라는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과 국내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다.
KIO-301은 시력 저하와 소실을 유발하는 희귀 유전성 망막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을 우선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저분자 신약 후보물질이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체가 점차 퇴행하면서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국내 환자는 1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치료제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신약 개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로 꼽힌다.
KIO-301의 차별점은 광수용체 자체를 되살리는 대신 광수용체가 퇴행한 뒤에도 남아 있는 망막신경절세포에 광감지 기능을 부여하는 데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다양한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특정 유전자 변이를 직접 겨냥하는 치료법은 적용 가능한 환자군에 한계가 있다. KIO-301은 특정 유전자 변이에 관계없이 작용하도록 설계돼 환자 적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적응증 확대 가능성도 있다. 종근당은 KIO-301을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제로 우선 개발한 뒤 향후 맥락막위축증과 스타가르트병 등 다른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의 후보물질을 기반으로 여러 희귀 망막질환을 공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이번 계약은 종근당이 안과 분야에서 신약 개발 영역을 확대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종근당은 그동안 안과 치료제 시장에서 영업과 마케팅 역량을 쌓아왔다. 이번에는 외부에서 유망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해 자체 임상·허가 역량과 결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화까지 국내 사업을 맡는 만큼 신약 후보물질의 국내 시장 진입을 직접 주도할 수 있다.
글로벌 개발 측면에서도 한국 시장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키오라는 KIO-301의 개발 및 상업화 네트워크를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에 이어 한국으로 확대했다. 종근당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개발과 허가 역량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임상 3상 추진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KIO-301의 글로벌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에서 확보한 임상 및 허가 경험이 글로벌 사업과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종근당으로서는 단순 국내 판권 확보를 넘어 글로벌 신약 개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한 셈이다.
다만 KIO-301의 상업적 가치를 판단하기까지는 임상 결과가 중요하다. 희귀 망막질환은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시력 개선과 유지 등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후보물질의 새로운 작용기전이 실제 환자의 시기능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종근당 입장에서는 개발 비용과 상업화 부담도 변수다. 이번 계약으로 국내 개발과 허가를 맡은 만큼 임상 단계가 진전될수록 투자 규모도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할 경우 희귀질환 치료제 특성상 제한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높은 치료적 가치를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키오라는 KIO-301 외에도 망막 염증에 따른 황반부종 치료제 후보물질 ‘KIO-104’를 개발하고 있다. 망막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후보물질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종근당과의 협력이 향후 추가적인 공동개발이나 사업 협력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KIO-301은 특정 유전자 변이에 제한되지 않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이라며 “종근당이 축적해 온 안과 분야 전문성과 임상·허가 역량을 바탕으로 키오라 및 글로벌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국내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M. 스트렘 키오라 대표이사 겸 CEO는 “이번 계약으로 KIO-301의 개발 및 상업화 네트워크가 미국, 유럽, 일본, 중국에 이어 한국까지 확대됐다”며 “임상 개발과 허가, 상업화 역량을 갖춘 종근당과 협력해 KIO-3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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