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AI와 자동화 기술이 통신망 운영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통신사가 보유한 네트워크의 "자율화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IPTV·와이파이 등 고객이 직접 사용하는 서비스와 연결되는 유선 가입자망은 장애를 얼마나 빠르게 탐지하고 원인을 분석해 복구하느냐가 서비스 품질과 직결되는 만큼 자율 운영 기술의 핵심 영역으로 꼽힌다. 이에 LG유플러스가 글로벌 통신업계가 유선 가입자망의 자율화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공통 기준 마련에 나섰다.
26일 LG유플러스는 글로벌 통신산업 협의체 TM 포럼에서 유선 가입자망 장애관리 분야의 자율 운영 네트워크 수준 평가표 제정 작업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해당 평가표는 TM 포럼의 공식 절차를 거쳐 승인됐으며 향후 유선 가입자망 분야의 AN 레벨 인증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유선 가입자망은 가정이나 기업에 인터넷을 연결하고 IPTV, 와이파이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트워크 영역이다. 통신사는 장애가 발생하면 이를 탐지하고 원인을 파악한 뒤 복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동안 사업자별로 자동화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 글로벌 사업자 간 자율화 역량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평가표가 마련되면 통신사업자는 동일한 기준에 따라 유선 가입자망의 자율화 수준을 진단하고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장비 제조사 역시 통신사업자가 요구하는 자동화 수준을 기준으로 관련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어 네트워크 장비와 운영 솔루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자율 운영 네트워크의 핵심은 단순한 업무 자동화와 구분된다. 정해진 명령에 따라 작업을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 네트워크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해 조치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TM 포럼은 자율 운영 네트워크를 수동 운영에서 완전한 자율 운영으로 발전하는 6단계 수준으로 구분하고 있다. 특히 레벨 4에서는 AI 기반 예측 분석과 의사결정을 통해 네트워크가 서비스와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폐쇄형 제어를 수행하는 것을 단계로 지정했다.
통신망 장애 관리 역시 자율화가 진행될수록 사람이 장애 알림을 확인하고 원인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게 된다. 네트워크가 이상 징후를 스스로 감지하고 원인을 분석한 뒤 복구 절차를 수행하고, 반복되는 장애를 학습해 사전에 대응하는 구조로 발전할 수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자율화 기술을 상용망에 적용하며 관련 역량을 확보해온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TM 포럼의 네트워크 자동화 성숙도 평가에서 국내 통신사 최초로 액세스 장애 관리 영역에서 레벨 3.8을 획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고 수준인 레벨 4.0에 근접한 수준으로, AI 기반 운영 자동화 기술을 상용망에 구현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LG유플러스는 AI 에이전트와 디지털 트윈 등을 활용해 장애 대응뿐 아니라 트래픽 관리, 무선망 최적화, 국사 관리 등 네트워크 운영 전반의 자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2028년 자율 운영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평가표 제정을 계기로 유선 가입자망을 포함한 네트워크 자율화 표준화 활동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자사 네트워크의 자동화 수준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통신사업자와 함께 평가체계를 만들어 자율 운영 네트워크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성우 LG유플러스 NW AX그룹장 상무는 "이번 평가표는 그동안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없었던 유선 가입자망 자율화 역량을 글로벌 기준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통신사업자들과 협력해 자율 운영 네트워크 표준화 활동을 확대하고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네트워크 품질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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