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SK바이오팜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글로벌 임상개발까지 이어지는 연구개발(R&D)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신경과학과 항암 분야에 글로벌 전문가를 배치하고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의사(MD) 인력을 확충했다.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에 이은 후속 글로벌 신약을 만들기 위한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8일 SK바이오팜은 글로벌 신경과학 전문가 김태호 박사를 신경과학 본부장(VP·Global Head of Neuroscience)으로 영입했다. 기존 중추신경계(CNS) 연구 기능은 ‘Neuroscience 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CEO 직속 조직으로 운영한다.
김 박사는 20년 이상 신경과학 분야에서 신약 연구와 개발을 수행한 전문가다. 노바티스에서 12년간 신경과학 R&D를 담당했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과 초기 임상개발,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까지 경험했다.
김 박사는 앞으로 신경과학 연구와 중개연구를 총괄한다. 연구 전략과 파이프라인 관리도 맡는다.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오픈이노베이션, 국내외 공동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항암 분야도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방사성의약품(RPT)과 표적단백질분해(TPD)를 차세대 항암 분야로 보고 연구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RPT 연구는 신용제 RPT센터장이 이끈다. 후보물질 발굴과 함께 자체 킬레이터 플랫폼 구축에도 나섰다. 방사성동위원소 공급망을 확보하고 관련 파이프라인도 확대하고 있다.
TPD 분야는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의 라이언 크루거 박사가 맡고 있다. 크루거 박사는 최고과학책임자(CSO)로서 표적단백질분해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항암 신약 연구를 이끌고 있다. 암 생물학과 후성유전학 분야의 전문성을 갖췄다.
개발 단계에서는 의사 출신 인력의 역할을 키웠다. SK라이프사이언스를 중심으로 임상개발과 약물감시(PV), Medical Affairs(MA) 등 주요 의학 기능에 MD 인력을 배치했다.
현재 CMO인 수니타 미스라를 포함해 CNS와 항암 임상개발, PV, MA 등에 총 8명의 MD가 포진해 있다. 주요 개발 및 의학 기능 전문인력 가운데 약 20%가 MD다.
지난 7월에는 김수영 MD도 합류했다. 김 MD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애브비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18년 이상 항암 임상과 신약개발을 경험했다. SK바이오팜에서는 임상개발 부문 부사장(VP·Clinical Development)을 맡는다.
SK바이오팜이 MD 인력을 늘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신약의 과학적 가능성뿐 아니라 실제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인지까지 개발 초기부터 판단하기 위해서다.
임상시험은 후보물질의 효능만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다. 환자의 미충족 수요와 치료 환경을 파악해야 한다. 의료진이 실제 처방할 수 있는 약인지도 중요하다. SK바이오팜은 연구자와 의사가 개발 초기부터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CNS 분야에서는 전신 강직·간대발작(PGTC)과 부분 발작, 소아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카리스바메이트 등 후속 프로그램의 임상개발도 진행한다. 항암 분야에서는 p300과 NTSR1·CA9 프로그램의 임상개발을 맡고 있다.
약물감시와 Medical Affairs에서도 MD 인력이 역할을 수행한다. 임상시험 이후 안전성을 관리하고 의료진과 의학적·과학적 소통을 담당한다. 연구부터 임상, 안전성 관리, 의료 현장과의 소통까지 의학적 전문성을 연결하는 구조다.
SK바이오팜의 다음 목표는 ‘East-West Bridge’ 전략이다.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다. 이후 전임상과 초기 임상을 거쳐 글로벌 개발로 연결한다. SK바이오팜이 보유한 글로벌 임상개발과 상업화 역량을 활용해 신약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이 엑스코프리를 통해 확보한 글로벌 상업화 경험을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임상과 허가, 판매까지 연결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SK바이오팜 이동훈 사장은 “글로벌 신약은 좋은 물질을 발굴하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연구개발 초기부터 환자에게 어떤 치료적 가치를 제공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진료와 처방 경험을 갖춘 MD와 연구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연구에서 임상개발, 상업화까지 연결되는 R&D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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