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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주문하고 문자가 승인한다…SKT, 'AI 시대 문자' 표준화

류청빛 기자 2026-09-15 14:26:48

AI가 상품 검색·주문 준비하면 RCS로 결제 정보 전달…이용자가 최종 승인

사람 연결 넘어 AI 연결로 역할 확대…SKT, RCS 기반 'AI 신뢰 인프라' 구상

15일 서울 SKT 타워에서 GSMA RCS 그룹 표준화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SKT]

[경제일보]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예약·결제 등 실제 행동까지 대신하는 시대에 맞춰 '문자'의 역할 재정의에 나선다.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거래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의 기본 문자 앱을 최종 승인 채널로 활용하는 방안을 글로벌 메시징 표준으로 제안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온 문자메시지를 사람과 AI를 연결하고 이용자의 최종 의사결정을 확인하는 '신뢰 채널'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15일 SK텔레콤은 서울 SKT타워에서 오는 18일까지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RCS 그룹 대면 표준화 회의를 개최하고 AI와 메시징 서비스의 결합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AT&T, T모바일, 보다폰, 오렌지 등 글로벌 통신사와 애플, 구글, 삼성전자 등 16개사의 실무진과 GSMA 사무국 관계자 33명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존 RCS 표준화 안건과 함께 AI를 주제로 한 특별 세션도 진행된다. 해당 세션은 SK텔레콤이 GSMA에 AI 의제를 직접 제안하면서 마련된 세션으로, 오는 17일 'AI와 메시징의 진화'를 주제로 열린다. RCS와 AI 에이전트의 결합 방향을 비롯해 AI에 대한 신뢰와 이용자 통제, AI를 활용한 브랜드 등록 절차 개선, 비즈 메시징의 AI 기반 스팸 대응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AI와 메시징의 결합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AI 에이전트의 역할 확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AI가 질문에 답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이용자를 대신해 상품을 찾고 예약하거나 결제하는 등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AI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늘어날수록 이용자가 AI의 실행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별도의 접점이 필요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번 회의에서 'RCS 기반 AI 에이전트 승인'을 표준 안건으로 제안했다. AI 에이전트가 거래를 실행하기 전에 RCS 메시지를 통해 이용자에게 주문 내용과 결제 금액 등을 보여주고 최종 승인을 받도록 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AI 에이전트에 상품 구매를 요청하면 AI가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 및 결제 정보를 준비한다. 이후 RCS 메시지를 통해 이용자에게 승인 요청을 보내고, 이용자는 스마트폰의 기본 문자 앱에서 상품과 결제 금액을 확인한 뒤 승인 버튼을 눌러 거래를 확정할 수 있다. AI가 거래 준비와 같은 복잡한 과정을 대신 처리하면서도 최종 실행 단계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판단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RCS가 AI 에이전트의 최종 승인 채널로 활용될 경우 거래 상대방에 대한 확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전에 등록·검증된 기업만 이름과 로고를 표시할 수 있어 이용자가 승인 요청을 보낸 주체를 확인할 수 있고, 메시지에 상품 이미지와 승인 버튼을 함께 넣을 수 있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승인 요청과 결과는 스마트폰 기본 문자 앱의 대화 목록에 남아 이후에도 확인할 수 있도록 따로 설계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구상하는 RCS의 역할은 단순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과정에서 실제 기업과 AI가 보낸 요청을 확인하고, 거래 내용을 검토한 뒤 이용자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공식적인 접점으로 메시징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전화와 메시지를 통한 연결, 전화번호와 인증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 이용을 지원해온 통신사의 역량을 AI와 결합해 'AI 신뢰 인프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AI 에이전트가 여러 기업의 서비스를 대신 이용하는 환경에서는 이용자가 해당 요청의 주체와 거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기업 인증이 가능한 RCS를 활용해 AI 에이전트의 행동과 이용자의 최종 승인을 연결함으로써 AI 서비스의 편의성과 이용자 통제권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SK텔레콤은 국내에서 RCS 망과 서비스를 운영하며 관련 기능을 글로벌 표준에 반영해왔다.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RCS 회의에서 제안한 메시지 서식 표현 기능은 올해 초 RCS 표준 규격인 'Universal Profile 4.0'에 반영됐다. 올해 회의에서는 기존 메시징 기능을 넘어 AI 에이전트와 RCS의 결합으로 논의 범위를 확대하고 글로벌 통신사와 단말·플랫폼·메시징 사업자 간 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유경상 SK텔레콤 AI CIC장은 "이용자를 대신해 AI가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날수록 이용자가 중요한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최종 결정하는 접점이 중요해진다"며 "메시징이 AI 에이전트와 이용자를 잇는 신뢰 기반의 채널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글로벌 파트너들과 표준 논의를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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