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중동 전쟁의 포화가 국내 자본시장을 집어삼켰다. 한 달 사이 국내 증시에서 무려 100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하며 투자자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 경제의 기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에서만 470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은 4159조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5146조3731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987조원 이상이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도 약 73조원이 증발하면서 양 시장 합산 시총 손실액은 총 1060조248억원에 달했다.
시장의 변동성은 공포 그 자체였다. 지수가 12% 넘게 폭락했던 지난 4일 하루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574조원의 시총이 삭제됐고 이달 마지막 거래일인 오늘 역시 188조원이 추가로 감소하며 하락장이 마감됐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반도체 대장주'들의 몰락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이 기간 472조8645억원 줄어들며 전체 증시 하락분의 약 45%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지난달 말 1281조원대에서 이날 989조원대로 내려앉으며 한 달 만에 '1000조 클럽' 지위를 반납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4%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하며 시총 500조원 선을 위협받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거시경제 불안 외에도 구글이 내놓은 최신 기술 '터보퀀트(TurboQuant)'가 반도체 업종의 발목을 잡았다. 메모리 사용량을 6분의 1로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이 기술이 공개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수세를 급격히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을 받는 현대차(-33.9%)와 HD현대중공업(-22.9%) 등 주요 제조 대형주들도 큰 폭의 시총 감소를 면치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증시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지정학적 리스크의 실질적 확대'와 '기술적 악재의 진정'을 꼽고 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지상군 투입 여부가 향후 증시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극적인 휴전이 이뤄질 경우 V자형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주를 강타한 '터보퀀트' 사태의 여진이 이번 주 중 긍정·부정적 내러티브 공방을 거치며 어떻게 진정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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