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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에서 초고압으로…LS에코에너지, 고부가 케이블로 1분기 최대 실적 견인

정보운 기자 2026-04-14 16:30:20
초고압 케이블 수요 급증 베트남 전력망 투자·유럽 수출 확대 영업이익률 6%대…업계 평균 웃도는 고수익 구조 확보
LS에코에너지 베트남 생산법인 LS-VINA에서 직원이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LS에코에너지]

[경제일보] 전력 인프라 기업 LS에코에너지가 초고압 케이블을 앞세운 사업 구조 전환 효과를 본격화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고부가 전력 인프라'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S에코에너지는 2026년 1분기 매출 2964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30%, 31% 증가한 수치로 매출은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웃돌며 수익성 중심 성장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단순 외형 확대가 아닌 사업 체질 변화의 결과로 해석된다. 핵심은 제품 믹스다. 초고압 케이블 매출이 전년 대비 177%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초고압 케이블은 국가 간 송전망, 대규모 산업단지, 데이터센터 등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핵심 인프라로 일반 전선 대비 기술 장벽과 수익성이 높은 제품군으로 꼽힌다. 과거 범용 전선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수익 구조 자체가 개선되는 흐름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전력 수요 구조의 급격한 변화가 자리한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송배전망 투자 역시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단순 전력 소비 시설을 넘어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인프라로 초고압 케이블 수요를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분산된 전력을 장거리로 송전해야 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압·장거리 송전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지역별 전략도 맞물린다. 베트남은 8차 국가전력계획(PDP8)을 통해 송배전망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으며 LS에코에너지는 현지에서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기업으로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여기에 유럽 수출 확대와 아세안 데이터센터 전력망 프로젝트까지 더해지며 성장 기반이 다변화되고 있다. 이는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면서 글로벌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수익성 개선 역시 구조적 변화의 결과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약 6.8%로 국내 전선업계 평균(3~4%)을 크게 웃돌았다.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큰 업황에서도 이익률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고부가 제품 중심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매출 규모 확대보다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전력은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와 서버가 데이터를 처리한다면 전력망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다. LS에코에너지가 보여준 이번 실적은 전선 산업이 단순 소재 산업을 넘어 전력 인프라 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력망 투자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고부가 제품을 선점한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