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청와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화재·폭발 사고를 계기로 한국에 군사작전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참여를 요구한 데 대해 “관련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5일 청와대는 브리핑을 통해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는 모든 국가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원칙”이라며 “글로벌 해상 물류망의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왔다”고 했다.
이어 “미국 측 제안에 대해서도 이러한 원칙과 한반도 안보 상황, 국내법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특히 ‘국내법 절차’를 언급하며 향후 국회 동의 여부도 고려 대상임을 시사했다. 또한 한반도 대비 태세를 함께 언급한 것은 주한미군 운용과 관련된 전략적 변수까지 감안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번 논의의 배경에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사 선박 화재 사고가 있다. HMM 소속 화물선은 중동 해역을 항해하던 중 선내에서 화재와 폭발이 발생했다. 해당 선박은 컨테이너 화물을 적재한 상태였으며 일부 화물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선원들은 긴급 대응 절차에 따라 초기 진화를 시도했으나 불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완전 진압에는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인근 해역을 항해하던 선박과 구조 당국의 지원을 받아 인명 피해는 최소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선박 일부와 적재 화물은 상당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해 정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선사 자체 조사와 병행해 화재 발생 원인, 폭발 여부, 화물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사고 원인으로는 위험물 적재 관리 문제, 전기 설비 이상, 외부 충격 등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정부는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이란의 소행’으로 규정하며 중동 해역에서의 군사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현재까지 특정 국가의 개입 여부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명분으로 ‘프로젝트 프리덤’이라는 다국적 군사작전 참여를 동맹국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전은 주요 해상 교통로를 보호하고 유조선 및 화물선의 안전 항해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한국 정부는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다국적 해상 안전 협력 구상에 대해서도 참여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군사작전 참여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은 최근 국제 정세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최근 유럽 동맹국들에 대한 군사·경제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주둔 미군 일부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고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하는 등 동맹국에 대한 부담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안보와 경제를 둘러싼 복합적인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해상 교통로 안전 확보에 기여하겠다는 기본 입장은 변함없다”면서도 “군사작전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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