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5대 은행 가계대출 두 달 새 6조 ↑…연간 관리 목표 부담 심화

방예준 기자 2026-06-22 08:39:30
신용대출 4조원 가까이 늘어…마이너스통장 증가세 뚜렷 주담대 사상 최대 수준…은행권 금리감면 축소·취급 제한 확산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앞에 붙어 있는 대출상품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2분기 들어 빠르게 늘며 지난해 말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증시 호조에 따른 신용대출 증가와 수도권 주택 거래 확대가 겹치면서 업계에서도 연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주목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 18일 기준 정책성 대출 제외 가계대출 잔액은 646조192억원으로 전년 말(645조1951억원) 대비 8241억원증가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3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39조326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조8688억원 줄었다. 신규 대출 제한과 기존 대출 상환이 맞물리면서다.

반면 2분기 들어 감소 폭은 빠르게 축소됐다. 지난 4월 말에는 전년 말 대비(5조2476억원) 감소한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말에는 감소 폭이 1조5738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18일에는 8241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약 두달간 잔액이 6조6717억원 늘어난 셈이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은행권의 연간 가계대출 관리 목표도 부담으로 떠올랐다. 5대 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을 지난해 말보다 총 4조3300억원 안팎으로 관리하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남은 증가 여력은 3조5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은행별로는 일부 은행이 이미 연간 목표치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은행은 가계대출 잔액이 당국에 제출한 연간 증가액 목표치의 1.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은행도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전년 말 대비 약 1조7400억원 줄어든 상태였으나 이달 18일에는 감소 폭이 400억원 수준까지 축소됐다.

이번 가계대출 증가세에는 신용대출 확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의 지난 18일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3339억원으로 지난 4월 말(104조3413억원)보다 3조9926억원 늘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으로 불리는 개인 신용한도대출 잔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5대 은행의 개인 신용한도대출 잔액은 지난 4월 말 39조6675억원에서 지난달 말 41조4890억원, 이달 18일 42조7919억원으로 증가했다. 증시 호조에 주식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받는 이른바 '빚투' 수요가 신용대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증가세를 보였다. 5대 은행의 지난 18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614조5352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1조1472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수도권 중심의 주택 매매 거래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1~2개월 전 체결된 매매 계약의 잔금 대출 실행이 6월에 집중된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추가 대출 규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대출 수요가 앞당겨진 점도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은 향후 증가액 목표 설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이에 은행들은 금리감면 축소와 대출 취급 제한 등을 통해 총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오는 30일부터 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감면권을 0.5%포인트(p) 축소하기로 했다. 고정·변동금리 전세대출 금리감면권도 0.2%p 낮춘다. 오는 23일부터는 신용대출 상품인 'i-ONE 직장인스마트론'의 자동 금리감면권을 0.3%p 축소한다.

농협은행도 앞서 대출 관리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달 20일부터 대면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취급을 중단했고 주택담보대출 대면 모기지보험(MCI) 가입도 제한했다. 지난 12일에는 MCI에 이어 MCG 모기지보험 가입을 추가로 제한했다.

은행권에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빠른 만큼 추가 관리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동시에 늘고 있어 △금리감면 축소 △비대면 대출 한도 조정 △일부 상품 취급 제한 등 은행별 대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