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재계 분석] LG, 로봇에 미래 건다…구광모 '휴머노이드 승부수'

김아령 기자 2026-09-14 17:33:37
로보스타 상반기 매출 52.4% 증가…LG전자 거래액도 113% 늘어 창원 파일럿라인서 초도 생산…글로벌 빅테크와 수주 협의 엔비디아와 내년 1분기 휴머노이드 공개…학습 데이터 10만시간 구축
[사진=챗GPT]

[경제일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로봇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며 휴머노이드와 핵심부품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LG전자는 엔비디아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로봇 관절의 핵심부품인 액추에이터를 직접 개발해 글로벌 빅테크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의 센서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등 계열사 기술력을 결집하고 데이터팩토리도 구축하며 로봇 완제품부터 부품, AI·데이터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내년 1분기 엔비디아와 개발 중인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공개를 앞두고 경남 창원에는 액추에이터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액추에이터 공급 협의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로봇 완제품과 액추에이터 등 핵심부품, 로봇 학습용 데이터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로봇 사업의 수익 기반을 확장 중이다.
◆ 로봇 기업 인수·투자 확대…사업 기반 넓히는 LG


LG전자는 로봇 사업을 추진하면서 직접 개발과 외부 투자를 병행했다.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 등 분야별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도 투자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산업용 로봇 사업에서는 LG전자의 자회사 로보스타가 기반 역할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현재 지분 33.4%를 보유하고 있다. 로보스타는 제조용 로봇과 공장 자동화 솔루션 등을 공급하고 있다.
 
로보스타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515억1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38억100만원보다 5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억7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1억9600만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억원으로 157.1% 늘었다.

 
사업별로는 로봇 부문 매출이 196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TR 부문은 168억8900만원, 스마트팩토리 부문은 150억1500만원을 기록했다.
 
로보스타가 올해 상반기 LG전자에 공급해 올린 매출은 178억7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LG전자와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34.7%다.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는 미국 베어로보틱스를 통해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LG전자는 2024년 6000만달러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 지분 21%를 확보했으며, 지난해 콜옵션을 행사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LG전자의 베어로보틱스 지분은 56.9%다.
 
로봇 부품과 웨어러블 로봇 기업에도 투자했다. LG전자는 2017년 로보티즈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9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10.12%를 확보했다. 이후 로보티즈의 유상증자 등으로 발행주식 수가 늘면서 LG전자의 지분율은 올해 1분기 말 6.56%로 낮아졌다. LG전자는 현재 로보티즈의 주요 주주로, 올해 6월에는 우즈베키스탄 액추에이터 생산공장에 대한 지분 투자 검토와 휴머노이드 로봇 공동 개발·연구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엔젤로보틱스에는 2017년 설립 초기 3000만원을 투자해 지분 7.2%를 확보했다. 이후 추가 투자를 포함한 총 투자금은 약 20억3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상장 이후 LG전자의 엔젤로보틱스 지분율은 6.42%로 낮아졌다.
 
이 같은 투자와 사업 확대를 거쳐 LG전자는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로봇 부품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액추에이터를 차세대 로봇 사업의 핵심 축으로 삼고 생산 기반 구축과 외부 고객 확보에 나섰다.
 

◆ 액추에이터 생산부터 휴머노이드까지…로봇 사업 가속화

LG전자가 자체 기술을 앞세워 사업화를 추진하는 분야는 액추에이터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는 구동 부품으로 휴머노이드의 움직임과 작업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다.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악시움’을 공개했다. 60년 이상 축적한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액추에이터를 개발했으며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B2B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생산 기반도 마련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경남 창원공장에 액추에이터 파일럿 생산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초도 물량 생산에 들어갔다. 현재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할 액추에이터를 생산하며 양산 가능성과 품질 안정성을 검증하고 있다.
 
LG전자는 하반기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고 품질 안정화를 위한 추가 인프라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액추에이터 수주 활동을 시작하고, 수주 가시성에 맞춰 양산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LG전자는 액추에이터 사업을 2030년경 전사 경영성과에 의미 있게 기여하는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외부 고객 확보 작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은 지난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기자간담회에서 “복수의 글로벌 빅테크와 액추에이터 수주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달에는 특정 기업과 생산 준비 상황과 기술 사항을 점검하는 미팅도 예정됐다.
 
휴머노이드 사업에서는 엔비디아와 협력을 확대한다. LG와 엔비디아는 지난 8월 전략적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로봇, AI 팩토리,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레퍼런스 로봇을 개발해 내년 1분기 공개할 계획이다.
 
개발에는 엔비디아의 로봇용 컴퓨팅 모듈인 ‘젯슨 토르’와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GR00T’ 등이 활용된다. LG이노텍은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분야에서 참여해 계열사 기술을 결집한다.
 
LG전자는 실제 생산현장에서 로봇을 검증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올해 말에는 휠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LG 클로이드’를 미국 테네시 세탁기 생산라인에 투입해 실제 작업환경에서 개념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로봇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도 구축했다. 서울 양재 연구개발캠퍼스에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연면적 약 1만㎡ 규모의 로봇 데이터팩토리를 마련했다.
 
올해 말까지 직접 수집한 데이터와 합성·증강 데이터를 합쳐 총 10만시간 규모의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방침이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와 코스모스, 아이작 오픈 로보틱스 플랫폼 등을 활용해 로봇 학습 데이터도 지속적으로 축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