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사 가스전에 설치된 부유식 복합생산설비(FPSO)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경제일보] 호주산 초경질유가 국내에 들어오게 된다. 중동전쟁으로 급변하는 시대에 원유 수급망도 불안해진 가운데 SK이노베이션 E&S가 해외 자원개발에서 확보한 초경질유를 국내로 들이면서 자원안보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SK이노베이션 E&S은 호주 바로사(Barosa) 가스전에서 추출된 초경질유(컨덴세이트) 30만 배럴을 오는 8월 초 인천항을 통해 들여올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연간 300만 배럴 생산되는 가스전에 보유 지분(37.5%)에 해당하는 110만 배럴 중 30만 배럴이 우선 국내로 들어오게 된다.
SK이노베이션 E&S는 초경질유 외 바로사 가스전에서 확보한 LNG 또한 올해부터 매년 130만톤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천연가스 수급에도 역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130만톤은 국내 연간 LNG 수입량의 3%에 해당된다.
초경질유는 가벼운 석유제품을 많이 생산할 수 있고, 중질유보다 분해·탈황 공정 부담이 작아 정제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원유보다 무게가 가볍고 쉽게 증발하는 특성이 있으며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를 만드는 기초 재료인 나프타(Naphtha)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나프타 수급에도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번에 들어오는 물량은 SK인천석유화학 초경질유 전용 설비에 투입된다. 이 공정을 통해 고부가가치 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PX), 휘발유, 항공유 등 석유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되어 회사 전체의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E&S는 2012년부터 바로사 가스전에 참여해 매장량 평가부터 인허가, 설비 건설 등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해왔다. 가스전 지분 구조는 SK이노베이션 E&S 37.5%, 호주 산토스(Santos) 50%, 일본 JERA 12.5%다.
바로사 프로젝트가 추진 14년 만에 생산 단계에 들어서면서 SK이노베이션 E&S는 매년 초경질유 110만배럴과 액화천연가스(LNG) 130만톤을 국내에 도입하게 됐다. 20년의 계약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확보 물량은 초경질유 2200만 배럴, LNG 2600만톤에 달한다.
호주산 에너지 자원 도입은 물량 확보를 넘어 국내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국은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 수입을 중동 지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이 커질 때마다 공급 차질과 운송비 상승 위험에 노출돼 왔다. 중동 항로와 분리된 호주산 공급선을 확보함으로써 특정 지역에 집중된 수입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바로사 프로젝트는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해 온 해외 자원개발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SK이노베이션은 1988년 1월 북예멘에서 생산한 원유를 울산항으로 들여오며 해외에서 직접 확보한 자원을 국내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한 LNG와 초경질유까지 도입하면서 자원안보 기반을 넓혔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 세계 11개국에서 연간 약 2000만배럴의 원유·천연가스와 약 600만톤의 LNG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 관계자는 “바로사 프로젝트는 민간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 자원 개발에 참여해 실제 상업 생산과 국내 도입까지 연결한 사례”라며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LNG와 초경질유를 활용해 자원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산업의 수급 안정성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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