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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미훈련 줄이라는 트럼프…靑 "북미 대화"·野 "동맹 균열"

방예준 기자 2026-08-17 17:23:08

트럼프, 훈련 비용·김정은 관계 거론…이란 문제도 수면 위

靑 "한미 공조 지속"…국힘 "외교 실패"·개혁신당 "위협 인식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청와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지시에 대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강조하며 신중한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우호적 관계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북미 대화 재개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대미 외교 실패가 안보 문제로 번진 결과라고 규정했다. 개혁신당도 한미 간 대북 위협 인식의 차이에 우려하는 의견을 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규모 축소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한미 양국은 그동안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와 연합연습 및 훈련에 대해 긴밀히 조율해왔다"며 "앞으로도 이와 관련한 구체 사항에 대해 공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훈련 축소 배경으로 거론한 데 대해서는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에 주목한다"고 했다.

이어 "북미 정상 간 우호적인 관계가 의미 있는 북미 대화로 이어짐으로써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개시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페이스메이커로서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한미동맹 균열로 곧바로 확대 해석하기보다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북미 대화 가능성에도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김 위원장과 자신이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훈련을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면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에게 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고 북한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으나 한국 측으로부터 "사양하겠다"(No thanks)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란에서의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항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에 적극 참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 제반 요인을 감안해 실질적, 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국 측과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에 이란 비핵화와 관련해 어떤 형태의 기여를 요청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정부의 대미 외교·안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어 대폭 축소'라니 아예 연합훈련이 없어질 판"이라며 "결국 이 대통령이 바라던 대로 됐다. 속이 시원한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최근 한미 경제협상과 훈련 축소 문제를 연결했다. 그는 "미국 측에서 '왜 대미 투자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느냐'는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왔고 협상의 실무 총책임자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전격 경질됐다"며 한미관계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재명 정권이 깎아 먹은 국방력과 안보 신뢰가 결국 동맹국에 연합훈련 축소라는 칼자루를 쥐여준 것"이라고 했다. 성일종 의원은 이란 비핵화 문제를 겨냥했다. 그는 "이란과 북한은 핵기술 및 미사일 커넥션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이란 비핵화를 위한 국제공조에 한국이 거리를 두는 것은 글로벌 비핵화 공조에 구멍을 뚫는 자해행위"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도 한미 간 대북 위협 인식이 엇갈리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북한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미국의 인식은 우리가 느끼는 위협과 상반된다. 동맹이 같은 상대를 다르게 보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란 이야기는 한미 연합훈련이 다른 협상의 지렛대로 격하됐다는 뜻"이라며 정부에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향후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지시가 실제 한미 군사협의와 훈련 일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집중될 전망이다. 대미 투자와 이란 비핵화 문제 등이 향후 한미 협의 과정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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