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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엇갈린 시장 반응…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주환원은 서로 무엇이 달랐나

전지수 인턴 2026-08-26 17:56:09

하이닉스, 발표 다음날 11%대 급등…반면 삼전, 8%대 급락

'금산법 10%룰' 삼전, '공정거래법 20%룰' 하이닉스…환원 방식이 갈랐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역대 최대 규모 주주환원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금산법상 금융계열사 지분 한도에 묶인 삼성전자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지분 유지가 필요한 SK하이닉스의 지배구조 규제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 발표 다음 거래일인 지난 20일 주가가 11%대 급등하며 유가증권시장 매수 사이드카 발동에 큰 영향을 줬다. 반면 삼성전자는 주주환원안을 내놓은 다음 거래일인 지난 24일 주가가 8%대 급락했다.

두 회사 모두 환원 규모는 ‘역대급’이지만 방식은 갈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올해 주주환원 규모를 90조~110조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기존 최대였던 지난 2020년 20조3000억원의 5배 수준이다. 또한 올해 3분기 중 정규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같은 날 임직원 보상을 위한 자사주 매입 15조원도 별도로 의결했다. 하지만 이는 소각과 무관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머지 재원은 오는 2027년 1월 이사회에서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방식을 정해 집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보다 앞선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2407만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발행주식의 3.3%에 해당하는 규모로 국내 상장사 자사주 소각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취득은 지난 20일부터 3개월간 장내매수로 진행하고 종료 후 일괄 소각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누적 잉여현금흐름(FCF) 환원 기준도 기존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높였다.

두 회사의 방식 차이는 지배구조 규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합산 지분이 10%를 넘을 수 없다. 두 회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각각 8.51%와 1.49%로 이미 한도에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대규모로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 두 금융계열사 지분율이 자동으로 오른다. 따라서 한도를 지키려면 초과분을 팔아야 한다. 실제로 지난 3월 삼성전자가 보통주 7336만주 소각을 발표하자 삼성생명은 624만4658주, 삼성화재는 109만1273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배당은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아 삼성전자가 배당에 무게를 싣는 이유로 꼽힌다.

반대로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지분을 20% 이상 유지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신주 1779만주를 발행해 지난달 미국주식예탁증서(ADR) 1억7790만주를 공모했다. 이에 SK스퀘어 지분율은 20.50%에서 20.00%까지 희석돼 규제 하한선인 20%를 가까스로 충족하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2407만주를 전량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SK스퀘어 지분율은 약 20.68%로 올라간다. 소각이 오히려 규제 부담을 덜게 되는 것이다.

시장은 액수보다 환원의 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수 자체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어 배당보다 질 높은 환원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 주주환원 방식에 대한 실망감은 잉여현금흐름 산정 방식을 둘러싼 투명성 논란으로도 번지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장기공급계약(LTA) 선수금과 임직원 주식보상 지출액을 재원 산정에서 차감하기로 하면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이사회에서 확정될 잔여 재원 가운데 일부가 우선주 소각에 집중될 가능성도 거론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소각해도 보통주 유통물량이나 의결권 지분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장이 요구해온 보통주 소각과는 간극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SK하이닉스 역시 구체적인 추가 환원 규모와 방식은 올해 3분기 실적발표 때 공개할 예정이라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도 올해 상반기와 3분기 배당을 제외한 나머지 집행 방식은 오는 2027년 1월에야 결정된다. 양사 모두 환원 방식의 완결판은 아직 나오지 않은 셈이다. 따라서 추가 환원의 구체적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번 주주환원을 둘러싼 시장의 평가도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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