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주택 공급을 놓고 협상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세부 방안에서는 여전히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용산공원의 대안으로 제시한 탄천물재생센터는 정부도 검토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센터 이전 부지 확보라는 새로운 과제가 떠올랐다.
그린벨트 해제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를 두고도 양측의 설명이 엇갈리면서 다음 주 세 번째 회동에서 어느 수준까지 접점을 마련할지가 관심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서울시로부터 탄천물재생센터 관련 자료를 받아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센터 이전을 전제로 하는 사업인 만큼 새로운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이 주요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김 장관은 전주교도소 이전 사례를 언급하며 시설을 옮기기로 결정하는 것보다 새로 들어설 장소를 정하는 과정이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물재생센터 역시 이전 대상지 주민 반발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전 부지 선정 문제까지 서울시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오 시장은 전날 김 장관과의 두 번째 회동에서 탄천물재생센터와 인근 동부도로사업소, 세텍(SETEC) 부지 등을 연계해 청년주택과 첨단산업시설을 조성하는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를 제안했다. 서울시는 탄천물재생센터 일대에 최소 1만가구에서 최대 1만3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용산공원을 둘러싼 기존 입장차는 평행선을 달렸다. 국토부는 옛 방위사업청 부지와 장교 숙소에 더해 어린이정원 인근 옛 병원과 미군 학교 부지 등도 청년주택 후보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정 부지를 미리 정하기보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활용 범위와 공급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달리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 전체를 녹지공원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 시장도 역사성과 생태적 가치 등을 이유로 본체 부지 개발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그린벨트를 둘러싸고도 양측의 해석이 엇갈렸다. 김 장관은 회동 이후 서울시가 그린벨트 활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서울시는 정부가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방침을 철회하는 것을 전제로 보전 가치가 낮은 일부 훼손지역의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선을 그었다.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역시 아직 합의 단계는 아니다. 오 시장은 재개발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높이는 방안 등에 대해 국토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국토부는 이후 “검토 방향과 내용 등이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공급 속도다. 용산공원은 특별법 개정과 공론화, 지방정부 협의가 필요하고 탄천물재생센터 역시 이전 부지를 확보한 뒤 기존 시설 이전과 개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린벨트 활용이나 정비사업 규제 완화도 실제 착공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다음 주 다시 만나 서울 공급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용산이든 탄천이든 서울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려면 계획 발표에 그치지 않고 인허가와 착공까지 속도감 있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회동에서는 탄천물재생센터의 이전 가능성과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실제 공급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안에서 어느 정도 합의를 끌어낼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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