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을 대폭 확대했지만 실제 자금이 사업장으로 흘러가 착공과 준공까지 이어지는지를 성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실 PF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정상 사업장의 자금 조달마저 위축되고 있어 보증 규모 확대만으로는 공급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8·13 주택공급 금융지원 대책의 평가와 보완 방향’ 보고서에서 PF 시장의 구조적인 자금 병목을 해소하려면 금융지원이 실제 사업 진행으로 연결되는지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정부는 8·13 대책에서 2026~2028년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총 86조원의 PF 보증을 공급하기로 했다. 건축공사비 플러스PF 보증은 5조원으로 늘리고 대출한도는 총사업비의 최대 90%까지 확대한다. 평균 보증료도 0.25%에서 0.17%로 낮추고 조기 착공 사업장에는 추가 인하와 한시적 100% 보증을 적용한다.
서울·경기 주거시설 PF 사업장이 2027년까지 착공하면 1.0%포인트, 2028년까지 착공하면 0.5%포인트의 이차보전도 제공한다. 부실·지연 사업장에는 캠코 PF 정상화 지원 펀드 3조원+α와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론 5조원, 금융업권 자체 정상화 펀드 10조원 등을 투입한다. 시공능력평가 100위 밖 건설사에는 HUG 특별보증을 연간 3조원 이상 공급한다.
건산연은 지원 규모보다 실제 금융 흐름을 회복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금융권 PF 익스포저는 2023년 말 231조1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69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2024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신규 PF 공급은 141조5000억원에 그친 반면 회수·정리는 202조8000억원에 달했다.
부실 위험도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3월 말 PF대출 연체율은 4.65%로 지난해 말보다 0.77%포인트 높아졌고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31.88%까지 올랐다. 건산연은 전체 PF의 약 10% 이내인 부실 사업장의 정리가 금융기관의 전반적인 대출 기피로 번져 정상 사업장의 착공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공적 보증의 위험가중치를 합리화해 실질적인 PF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초 PF 실행 단계에서 공사비 증가 등에 대비한 추가 금융 한도를 미리 설정해 사업 중간에 자금이 끊기는 상황도 줄여야 한다고 봤다. 인허가를 받고도 자금 문제로 멈춘 수도권 사업장은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으로 용도를 바꿀 때 신속 심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공급자 금융과 실수요자 금융을 함께 관리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선분양 사업에서는 수분양자의 중도금과 잔금이 PF 상환 재원으로 이어지는 만큼 공적 보증을 받은 정상 사업장의 중도금·잔금 대출이 사업 과정에서 끊기지 않도록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공사에 집중된 PF 위험을 시행사와 금융기관 등 사업 참여자가 나눠 갖는 구조로 바꾸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사대금채권 유동화와 브릿지론의 본PF 전환 지원, PF 자본구조 개선, 사업장 단위 통합 관리체계 구축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건산연은 “주택공급 관련 모든 참여 주체의 기능과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PF 금융경색을 해소하고 민간의 공급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조속히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라며 “공급 절벽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안정적인 주택공급 기반을 복원해 국민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방향을 각 주체가 최우선으로 고려하길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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