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 규모를 키운 데 이어 중남미와 중동, 아시아로 시장을 넓히면서 단일 품목 연매출 3000억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2030년 연매출 5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다.
19일 대웅제약은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 디스커버리 카르티카 플라자 호텔에서 열리는 ‘24th AAOT & 4th IACMD Scientific Meeting’에 참가한다.
이번 학회는 구강안면통증, 측두하악장애, 이갈이·이악물기, 저작근 통증 및 기능장애 등의 진단과 치료를 다루는 전문 학술대회다. 대웅제약은 행사에서 나보타의 구강안면통증 및 측두하악장애 분야 활용 가능성을 소개하고 의료진 대상 강연과 핸즈온 워크숍을 진행한다.
나보타의 양성교근비대(사각턱) 시술법도 공유한다. 김성택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내과 교수는 ‘보툴리눔 톡신의 구강안면통증 및 측두하악장애 적용’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어 나보타를 활용한 양성교근비대 시술법을 중심으로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술기를 의료진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 제품 홍보를 넘어 나보타의 글로벌 사업 영역을 넓히는 학술 마케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나보타는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미용 목적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으로 입지를 넓혀왔다. 최근에는 치과 분야를 포함해 치료 영역으로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실적 성장세도 뚜렷하다. 나보타는 지난해 매출 2289억원을 기록하며 단일 품목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수출 매출은 약 1930억원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57%에 달했다. 지난 6월에는 국내 출시 12년 만에 누적 매출 1조원도 돌파했다.
올해 들어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대웅제약의 올해 2분기 나보타 매출은 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2% 증가했다. 1분기 424억원을 합친 상반기 매출은 1537억원으로 대웅제약 별도 기준 상반기 매출의 약 21%를 차지했다.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의 선적 시점 효과 등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나보타의 성장 배경에는 해외 판매망 확대가 있다. 나보타는 국내에서는 나보타, 미국에서는 ‘주보(Jeuveau)’, 유럽에서는 ‘누시바(Nuceiva)’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약 80개국과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며 69개국에서 품목 허가를 확보했다. 미국·유럽뿐 아니라 중남미와 중동 등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남미 시장에서는 지난해 에콰도르 출시를 통해 진출국을 13개국으로 늘렸다. 브라질 파트너사와는 기존 계약보다 약 10배 확대된 18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멕시코와 295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도 맺었다.
중동 시장에서도 판매국을 늘리고 있다. 올해에는 쿠웨이트에 첫 물량을 공급하면서 중동 지역 진출을 확대했다. 국가별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시장을 세분화해 공략하는 전략이 나보타의 수출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산능력 확대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톡신 전용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신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연간 500만 바이알 수준의 생산능력을 향후 총 1600만 바이알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무균 충전과 자동화 설비, 디지털 품질관리 시스템 등을 적용해 글로벌 규제 기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중심으로 에스테틱 사업 포트폴리오도 넓히고 있다. 화장품과 스킨부스터, 필러, 차세대 톡신 등을 추가해 단일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종합 에스테틱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재조합 톡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의 전체 실적에서 나보타가 차지하는 역할도 커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709억원, 영업이익 19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4%, 영업이익은 33% 증가했다. 나보타를 비롯한 고수익 제품의 해외 판매 확대가 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나보타의 다음 과제는 지금의 고성장세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가느냐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데다 국가별 허가와 유통망 확보가 필요하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특정 파트너사나 지역의 판매 환경 변화도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웅제약은 이 같은 변수를 생산능력 확대와 진출국 확대, 의료진 교육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9월 인도네시아 학회 역시 이런 글로벌 확장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미용 분야에 머물지 않고 치과·구강안면통증·측두하악장애 등 의료진 접점을 넓혀 나보타의 임상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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