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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게임 만드는 시대…지스타 G-CON이 주목한 '내러티브'의 힘

류청빛 기자 2026-09-19 08:00:00

G-CON 2026, 내러티브·AI를 메인 테마로 글로벌 게임 개발자·콘텐츠 창작자 참여

AI 활용 확산 속 창작자의 역할 변화 조명…세계관·캐릭터·플레이어 경험 설계에 초점

G-CON 2026에 참가하는 장항준 감독과 이병헌 감독 포스터 [사진=지스타 조직위원회]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이 게임 개발 과정에 빠르게 들어오면서 콘텐츠 제작 효율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게임의 차별화 요소로 '내러티브'가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넘어 플레이어의 선택과 실패, 전투, 음악, 캐릭터와 세계관 등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 자체를 서사 경험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1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오는 11월 19일부터 20일까지 양일간 지스타에서 열리는 컨퍼런스 'G-CON 2026'의 메인 테마를 '내러티브'와 'AI'로 정하고, AI 시대 게임 콘텐츠가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어의 몰입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글로벌 주요 게임 개발자부터 영화·드라마·웹툰 창작자까지 참여해 게임이라는 매체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서사의 형태와 창작자의 역할 변화를 다룰 예정이다.

이번 G-CON에서 내러티브는 기존의 스토리텔링과 다른 방식으로 다뤄진다. 게임은 이용자가 직접 캐릭터를 움직이고 선택하는 매체인 만큼 개발자가 준비한 이야기뿐 아니라 이용자의 행동 자체가 서사의 일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위쳐' 시리즈 관련 세션에서는 마르친 블라하 스토리 디렉터와 필립 웨버 내러티브 디렉터가 참여해 신화와 민담, 역사와 문학 등 기존 서사적 소재를 게임만의 세계관으로 재해석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의 의미가 달라지는 구조와 메인 스토리 못지않은 역할을 하는 사이드 퀘스트 등을 통해 게임 내러티브의 설계 방식을 다룬다.

'팀 닌자' 세션은 전투 자체를 서사 경험으로 바라본다. 히라야마 마사카즈와 시바타 코헤이는 '인왕',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 '닌자 가이덴' 등을 통해 발전시켜 온 고난도 액션 RPG 제작 방식을 소개할 예정이다. 캐릭터의 움직임과 전투 방식, 반복되는 실패와 재도전이 이용자에게 캐릭터와 세계에 대한 감정을 전달하는 과정이 주요 내용이다.

반복 플레이 자체를 이야기로 연결하는 방식도 소개된다. '하데스', '리터널', '디스패치'의 창작진이 참여하는 세션에서는 반복되는 플레이, 음악, 실패와 재도전, 이용자의 선택이 서로 결합해 게임만의 내러티브를 만드는 과정을 다룬다.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대신 플레이 과정에서 이용자가 직접 경험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게임 아트 역시 내러티브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갓 오브 워', '마블 스파이더맨', '컨트롤', '팀 포트리스 2',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 등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게임의 초기 콘셉트가 캐릭터와 배경, 애니메이션, 시각효과를 거쳐 하나의 세계로 구현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시각적 요소가 단순히 게임을 꾸미는 역할을 넘어 캐릭터의 감정과 세계관, 사건을 전달하는 서사 장치로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G-CON 2026 '확장되는 내러티브: 시스템, 선택, 음악이 만들어갈 게임 내러티브의 미래' 세션 포스터. [사진=지스타 조직위원회]

기존 IP를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하는 사례도 나온다. '파이널판타지7' 원작 디렉터이자 리메이크 프로젝트 프로듀서인 키타세 요시노리와 리메이크 시리즈 디렉터 하마구치 나오키가 참여해 원작의 세계와 캐릭터를 계승하면서 현대적인 기술과 연출로 경험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다룬다. 장기간 이어진 IP를 새로운 이용자층에 전달하면서 기존 팬에게도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을 공개할 전망이다.

게임 밖 창작자들의 참여도 올해 G-CON의 특징이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과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은 게임에서 대사와 스토리를 구현할 때 필요한 말의 감각과 맥락을 이야기한다.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이동건 작가와 '인사이드 아웃2'에 참여한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는 감정과 심리를 캐릭터·공간·표정·움직임으로 시각화하는 방식을 다룬다.

최근 AI가 콘텐츠 제작에 활용되는 상황에 업계에서는 창작자의 역할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게임 속 대사나 이미지, 콘텐츠를 빠르게 생성할 수 있지만, 생성된 결과물이 실제 캐릭터의 성격과 관계, 상황에 맞는지 판단하고 플레이어가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할지를 설계하는 과정은 별도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G-CON 역시 AI를 단순한 개발 효율화 기술로만 다루기보다 창작 방식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AI 시대에도 플레이어가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서사와 감정, 맥락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주요 논점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생성형 AI 활용 범위가 게임 개발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는 만큼, 실제 제작 현장에서 AI가 내러티브와 캐릭터, 퀘스트 제작 등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는 향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가 반복적인 콘텐츠 생산을 담당할수록 개발자가 세계관과 캐릭터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이용자의 경험을 설계하는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다만 AI와 내러티브의 결합이 곧바로 게임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AI를 통해 콘텐츠 생산량을 늘리는 것과 이용자가 기억할 만한 세계와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G-CON 2026은 이런 차이를 글로벌 게임 개발자와 영화·웹툰 등 다른 콘텐츠 분야 창작자들의 사례를 통해 짚을 계획이다.

G-CON 2026에는 이 밖에도 '고스트 오브 요테이'의 아리아드나 마르티네즈 수석 작가와 조안나 왕 아트 디렉터,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와 미카미 신지, '댓 드래곤, 캔서'의 라이언 그린·에이미 그린 부부 등 다양한 창작자가 참여한다.

지스타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AI가 콘텐츠 생성을 주도할수록 역설적으로 플레이어의 마음을 움직이는 핵심은 깊이 있는 '내러티브'임이 증명되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열리는 이번 세션들은 게임, 영화, 드라마, 웹툰 등 범산업적 창작자들의 시선을 결합해 AI 시대를 맞아 게임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서사적 선택과 몰입을 만들어가야 할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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