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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 대통령, 파병 압박 속 다자협력 강조…유엔 기조연설

권석림 기자 2026-09-23 07:44:50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의 해법으로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K 이니셔티브' 3축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위한 연대'를 들면서 공급망 협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국제 연대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이란 전쟁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안보·경제 위기에 맞서 다자주의 복원을 강조한 것으로,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원칙에 기반한 외교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을 거세게 받는 가운데서,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각국에 경제 충격을 주는 공급망 문제 등 이란전쟁 관련 해결 방안을 다자주의적 접근법에서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정상화하고 선박의 통항 자유 보장을 위해선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다자적 연대를 통해 문제 해결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든 국가가 하나의 해법에 합의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이란 전쟁 해결을 위한 새로운 다자협의의 시급성과 불가피성을 부각했다.

이날의 건설적 기여국 연대 구상은 지난 4월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항을 위한 국제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내걸었던 향후 해협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 기여 약속을 구체화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이란 전쟁 초기부터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다국적 임무단' 구상 논의를 이끌어왔고, 한국도 여기에 참여해 다자 협력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함께 내왔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건설적 기여국 연대는 여기서 더 나아가 군사·안보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을 고리로 보다 폭넓은 국가의 참여가 가능한 다자 안보·경제 협의체 모델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배타적 기구나 배타적 그룹을 새로 만들자는 게 아니다"라며 "기존의 국제질서와 유엔의 기능을 존중하면서, 각국이 각자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개방적인 방식으로 협력하고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군사적, 또는 지정학적인 '블록'을 형성해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대결적 모델이 아니라, 공급망 안정이라는 공통의 경제 이해관계를 축으로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연대체를 운영해 실질적인 결과를 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또한 '글로벌 공공재' 공급자로서 중견국 외교의 존재감을 부각,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도 담겨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공급망 위기가 전 세계 경제·민생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더욱 촘촘하게 강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아직은 국제 다자 협의체 대표 역할을 하는 유엔이나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사태 관련 다국적 임무단, 각종 경제 협력 연합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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