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전경.[사진=셀트리온]
[경제일보]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를 맡긴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을 물을 사유가 없는데도 3700만개가 넘는 물량의 제조 위탁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발주 물량과 품목을 변경하면서 법정 서면을 발급하지 않거나 늦게 발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셀트리온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6억3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위반 행위는 서면 발급 의무 위반과 부당한 제조위탁 취소 등 두 가지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2021년 9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수급사업자에게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제조를 위탁했다. 이 과정에서 2차와 7차 발주 물량의 품목을 전문가용(POC)과 개인용(OTC)으로 각각 두 차례 변경했지만 변경 내용을 담은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았다.
3차 발주 때는 문제가 더 명확했다. 수급사업자가 이미 제조 작업에 착수하고 납품까지 시작한 뒤에야 품명과 수량, 단가 등이 기재된 법정 서면을 발급했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제조 등을 위탁하거나 계약 내용을 추가·변경할 경우 수급사업자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관련 내용을 담은 서면을 발급하도록 규정한다. 계약 조건을 명확히 해 수급사업자가 불리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제조위탁 취소 과정에서도 법 위반이 확인됐다. 셀트리온은 2022년 12월 26일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해지하면서 아직 납품받지 않은 제품 3717만개의 제조위탁을 취소했다. 취소 물량은 2차 발주분 186만개와 7차 발주분 3531만개다.
공정위는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을 돌릴 사유가 없는데도 셀트리온이 해당 물량의 제조위탁을 임의로 취소했다고 판단했다. 하도급법은 수급사업자에게 귀책 사유가 없는 경우 원사업자가 제조위탁을 임의로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서면 발급 의무 위반에 과징금 4000만원, 부당한 위탁 취소에 5억900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 총 과징금은 6억3000만원이다.
이번 사건에는 종전 과징금 기준이 적용됐다. 위반 행위가 지난 8월 4일 개정 과징금 고시 시행 전에 종료됐기 때문이다. 개정 고시 시행 이후 발생한 위반 행위에는 상향된 과징금 기준이 적용된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변경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거나 늦게 발급하고 제조위탁을 부당하게 취소한 불공정 하도급거래를 제재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원사업자의 법 위반 행위를 엄중히 제재해 수급사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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