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자 수백명에게서 100억원 이상을 가로챈 가상자산 투자사기 총책이 항소심에서 징역 18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일부 피해자와 합의해 1심보다 형량이 줄었지만, 법원은 거액을 모은 사기·유사수신 범행의 책임을 무겁게 물었다.
서울고법 형사2-3부(김영현 백승엽 황승태 고법판사)는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8년6개월을 선고했다.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보다 1년6개월 감형했다.
함께 기소된 공범 5명에게는 각각 징역 2개월∼2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A씨 등은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LF재단’, ‘PS재단’, ‘PLT홀딩스’의 의장 등으로 활동하며 고수익을 내세워 재단·코인 투자금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은 A씨가 피해자 374명으로부터 100억원 이상을 가로채고, 550억원 이상을 유사수신한 혐의를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사기로 편취한 금액과 유사수신으로 조달한 금액은 각각의 범죄 판단에 따른 수치다.
A씨는 항소심에서 유사수신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거액의 투자금이 조달되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부 피해자와의 합의는 감형에 반영하면서도 피해 회복이 미흡하고 피해자들이 여러 차례 엄벌을 탄원한 사정을 양형에 고려했다.
범행의 실체는 고수익 사업을 내세운 투자금 돌려막기였다. 지난 6월 1심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매일 투자 원금의 2%에 해당하는 수익과 3% 상당의 코인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사업 수익을 창출하는 대신 새로 유입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사업의 실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고, 발행 코인도 시세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 속에서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쓰였다고 판단했다.
피해는 투자금 손실에 그치지 않았다. 1심은 피해자 상당수가 노인 등 일반 서민으로, 오랜 기간 모은 재산을 잃거나 빚을 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가족과 지인에게 투자를 권유했다가 함께 피해를 본 사례도 언급했다.
이번 사건은 초기 수익 지급이 사업의 건전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규 투자금에 의존한 지급 구조는 자금 유입이 줄면 유지되기 어렵다. 코인을 추가 지급하더라도 실제 매도 가능성과 현금화 가치가 확보되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을 실현하기 어렵다.
유사수신행위법은 인허가나 등록·신고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원금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의 지급을 약속하고 자금을 모으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제시된 수익률뿐 아니라 수익의 원천과 자금 운용 내역, 출금이 가능한 구조인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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