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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앞두고 5대 거래소 소집…스테이킹·신고 인프라 쟁점

류청빛 기자 2026-10-18 17:11:45

재정경제부, 20일 업비트·빗썸 등 5대 거래소 대표와 간담회

스테이킹·에어드롭 등 거래별 과세 기준과 취득가액 산정 방식 불명확

두나무 업비트 라운지에 위치한 가상자산 그래프 [사진=류청빛 기자]

[경제일보] 정부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들과 만나 업계 의견을 듣는다. 과세 시행까지 약 두 달 반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과 신고·납부 인프라를 둘러싼 업계의 우려가 공식적으로 전달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도 과세 유예 주장이 나오는 만큼 이번 간담회가 시행 시점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8일 금융당국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오는 20일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 대표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관계자 등을 불러 가상자산 과세 관련 현장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에서는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과 유영준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관 등이 참석해 업계의 의견을 청취한다.

이번 간담회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다양한 이해관계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내년 시행을 전제로 관련 행정 절차를 준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과세 체계와 실무 인프라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며 시행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당초 지난 2022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준비 부족과 과세 형평성 논란 등을 이유로 시행 시점이 여러 차례 연기됐다. 이어 지난 2024년 말 국회에서 추가 유예가 결정되면서 현재는 내년 1월 1일 이후 발생하는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부터 과세하도록 명시됐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에서 취득가액과 부대비용 등 필요경비를 뺀 뒤 연간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한다. 공제 후 과세표준에는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를 합쳐 실효세율 22%가 적용된다. 과세 대상자는 연간 소득을 계산해 다음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신고·납부해야 한다.

임광현 당시 국세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과세 관련 고시 시점에 대해 "11월쯤 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해놓고 있다"며 예정된 시행 시점에 맞춰 정부는 준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이번 간담회에서는 과세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거래소들이 제기하는 제도적 문제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 업계가 제기하는 핵심 쟁점은 가상자산 시장의 다양한 거래 유형을 기존 과세 체계에 어떻게 적용할지다. 스테이킹과 에어드롭, 하드포크, 탈중앙화금융(DeFi) 등 전통적인 금융자산 거래와 구별되는 활동이 존재하는 만큼 소득의 성격과 과세 시점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스테이킹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테이킹은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예치하거나 검증 과정에 참여해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이때 받은 보상을 가상자산 대여로 발생한 소득으로 볼지,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한 대가로 분류할지에 따라 과세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보상받은 시점과 이후 해당 자산을 처분한 시점 중 어느 단계에서 과세할지 등도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어드롭이나 하드포크, DeFi 관련 거래 역시 소득 발생 시점과 취득가액을 산정하는 방식이 명확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거래소에서 매매한 내역만으로 개인의 전체 가상자산 소득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투자자가 여러 거래소를 이용하거나 개인 지갑과 탈중앙화 플랫폼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거래 내역과 취득가액을 확인하고 연간 손익을 계산하는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고·납부를 뒷받침할 인프라 마련도 쟁점이다. 과세가 시행되면 투자자는 과세 대상 소득과 필요경비를 산정해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취득가액을 계산할 수 있는 자료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거래소별 자료를 어떻게 연계하고, 거래소 밖에서 이뤄진 거래를 어떻게 확인할지에 따라 신고 편의성과 과세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다.

주식 등 다른 투자자산과의 세 부담 형평성도 업계가 제기하는 문제다. 가상자산 과세에는 연간 250만원의 기본공제가 적용되지만,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과 과세 체계가 다르다는 점에서 투자자 간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손실이 발생한 연도의 손실을 이후 연도로 넘겨 공제하는 이월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제도 개선 요구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과세를 시행하기에 앞서 거래 유형별 기준과 손익 계산 방식, 신고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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