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다시 주춤하고 있다. 지난 2월 반짝 반등했던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가계대출의 '몸통' 격인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며 전체 하락세를 견인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3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 72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765조 8654억원) 대비 1364억원 감소한 수치다.
가계대출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들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4563억원)과 올해 1월(-1조 8650억원)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 2월(523억원) 소폭 반등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이다.
이번 감소세의 주원인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위축이다. 3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610조 3339억원으로 전월 대비 3872억원 줄었다. 지난 1월 1년 10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던 주담대는 2월(5967억원) 잠시 늘어나는 듯했지만, 고금리 부담과 부동산 경기 관망세가 겹치며 다시 뒷걸음질 쳤다.
반면 개인신용대출은 넉 달 만에 기지개를 켰다. 3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 6595억원으로 전월보다 3475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석 달 연속 이어지던 감소 고리를 끊어낸 점이 눈에 띈다. 공모주 청약 등 일시적인 자금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수신 시장에서는 '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했다. 정기예금과 적금에서 빠져나온 돈이 언제든 뺄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3월 말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37조 4565억원으로 무려 9조 4332억원이 증발했다. 정기적금 역시 46조 1577억원으로 2512억원 줄어들며 1년 2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반면 요구불예금 잔액은 699조 9081억원으로 한 달 새 15조 477억원이 불어났다.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조 단위 증가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예·적금에서 빠져나와 요구불예금에 머물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가계대출 역시 고금리 여파로 당분간은 뚜렷한 반등 없이 소폭의 증감을 반복하는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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