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美·이란 종전 합의에 식품업계 '한숨 돌렸다'

안서희 기자 2026-06-15 17:16:45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감… 공급망 불안 일부 해소 "공급보다 가격이 문제"… 원가 정상화 지연 전망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매장 전경 [사진=롯데마트]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식품업계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중동 긴장 고조로 촉발됐던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 차질 우려가 일부 해소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다만 이미 크게 오른 원가가 단기간에 정상화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14일(현지시간) 전쟁을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이후 약 석 달 반 만이다.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 수순에 들어가면서 그간 공급망 불안에 시달려온 식품업계의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식품업계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포장재, 에너지, 물류비, 원재료 전반에 걸쳐 원가 압박이 누적돼 왔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포장재 원료인 나프타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전쟁 직후인 3~4월에는 공급량이 평시 대비 약 70% 수준까지 떨어지며 수급 불안이 현실화됐지만 6월 들어서는 85~9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공급은 점차 정상화되고 있는 반면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음료업계는 타격이 컸다. 알루미늄 캔과 페트병 등 포장재 가격 상승에 더해 환율까지 오르면서 이중 부담이 이어졌다. 여기에 해상 운임 상승과 환율 변동성 확대까지 겹치며 수익성 압박이 심화됐다.

업계는 이번 합의가 실제 이행될 경우 유가 안정과 물류 정상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원가가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공급망 교란이 해소된 이후에도 원재료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등 포장재는 공급 자체보다 가격이 문제”라며 “이미 오른 가격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최소 반년가량의 시차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적으로 개방되면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만으로도 하반기 경영 계획을 세우는 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종전 합의가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완화, 중장기적으로는 유가 안정과 물류 정상화로 이어질 경우 하반기 실적 개선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미 높아진 원가 구조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