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미·이란, 스위스서 후속 협상 돌입…제재 완화·원유 공급 정상화 주목

정보운 기자 2026-06-21 16:33:19
종전 MOU 이후 첫 실무회담 개최 국제유가·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향방 촉각
지난 20일(현지시간) 스위스로 출발하는 밴스 미국 부통령(좌측)과 21일(현지시간) 스위스 협상장에 도착한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첫 후속 협상에 돌입한다. 양국 대표단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에 집결하면서 중동 긴장 완화와 대이란 제재 해제 여부를 둘러싼 외교 담판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협상 결과가 국제유가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스위스에 도착해 이란 대표단과의 실무 협상 준비에 들어갔다. 앞서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등 미국 대표단이 현지에 도착한 데 이어 이란 협상단도 스위스에 입국하면서 협상 개시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번 협상은 지난 17일 체결된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의 세부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첫 공식 회담이다.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중재자로 참여하는 4자 회담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최대 관심사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완화와 원유 수출 정상화 문제다. 이란 대표단에 중앙은행 총재와 국영석유공사 수장이 포함된 점도 경제·에너지 현안이 핵심 의제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해각서에는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이란 석유 수출 제재 완화, 해외 동결자산 접근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진전을 이룰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국제유가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수는 이스라엘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레바논 공습을 이어갔다. 이란은 이를 MOU 위반에 준하는 행위로 보고 강하게 반발했고, 당초 예정됐던 대면 회담도 한 차례 연기됐다. 이스라엘이 협상 테이블 밖에서 군사행동을 지속할 경우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중동 전역의 휴전으로 확장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공개 압박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 언론 인터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더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또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들까지 거론하며 사실상 정치적 경고장을 보냈다.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 동력을 살리기 위해 전통적 우방인 이스라엘의 군사행동까지 제어하려는 모습이다.

미국과 이란 모두 레바논 휴전 문제를 우선 과제로 언급하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는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협상이 단순한 종전 후속 절차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와 이란산 원유의 국제시장 복귀 여부가 향후 국제유가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의 경우 이란 혁명수비대는 해협 봉쇄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고, 미국은 상업 선박 운항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를 반박했다. 호르무즈는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물류의 핵심 통로다. 이곳의 긴장이 장기화하면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직접적인 압박을 줄 수 있다.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협상 결과에 따라 물가와 무역수지, 금융시장 변동성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