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자수첩] 중국산 전기차 공세…국산차 경쟁력 점검해야

김아령 기자 2026-08-06 15:45:45
산업부 김아령 기자

[경제일보] 국내 전기차 시장이 중국산 전기차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국내 판매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 생산 차량으로 채워질 정도다. 소비자의 선택이 가격과 상품성 중심으로 이동한 만큼 국내 완성차 업체도 경쟁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정부 역시 보급 정책을 넘어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가운데 중국 생산 차량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상하이에서 생산한 테슬라를 비롯해 BYD, 폴스타 등이 판매를 늘리면서 중국산 전기차는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독일 브랜드 중심이던 수입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 판매 확대를 단순히 점유율 변화로만 볼 일은 아니다.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원산지보다 가격과 상품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품질이 구매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가격 경쟁력과 주행거리, 소프트웨어, 충전 편의성 등 종합적인 상품성이 선택을 결정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면서도 기술과 상품성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도 안방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았다.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와 경쟁하는 것을 넘어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과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국산차'라는 이유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과 기술 혁신, 소프트웨어 경쟁력까지 전반적인 경쟁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최근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을 통해 국내 생산과 공급망 기여도를 일부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했다. 다만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보조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내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 여건을 조성하고 연구개발(R&D), 미래차 기술,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이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내 생산과 공급망 구축을 유도하고 있고, 유럽도 역내 전기차 제조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주요국들이 전기차를 국가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하는 이유는 제조 기반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국내도 보급 확대를 넘어 생산과 투자, 기술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산업정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중국산 전기차 비중이 높아졌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소비자의 선택은 시장이 가장 냉정하게 보내는 신호다.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다시 국산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업과 정부 모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안방 시장을 지키는 해법도 경쟁력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