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감 이슈] 쿠팡 다크패턴 제재, 과태료 250만 원 적정한가

권석림 기자 2026-09-03 17:00:00
[자료=국회입법조사처]
온라인 쇼핑과 구독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은밀하게 유도하는, 이른바 ‘다크패턴’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도록 화면을 설계하거나 가격·할인 정보를 오인하게 만드는 등 온라인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행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다.

그러나 제도적 규제가 강화된 것과 달리 실제 법 집행은 얼마나 실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두고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대형 플랫폼인 쿠팡의 기만적 소비자 유인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과태료 250만 원을 부과한 사례를 놓고, 대규모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에 대한 제재 수준이 적정한지 국정감사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크패턴은 소비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온라인 화면의 설계와 정보 제공 방식을 통해 특정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격이나 할인율을 실제보다 유리하게 보이게 하거나, 가입은 쉽게 하면서 해지는 어렵게 만드는 등의 방식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2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6개 유형의 다크패턴을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해당 규정은 2025년 2월 14일부터 시행되면서 온라인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소비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행위를 직접 규율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문제는 실제 집행 과정이다.

공정위는 2025년 9월 주요 온라인 사업자의 인터페이스를 감시한 결과 36개 사업자의 다크패턴 의심사례 45건을 확인했고, 이 가운데 34건은 시정했으며 11건은 시정 계획을 제출받았다고 발표했다.

적발된 사례가 특정 사업자의 일회적인 실수가 아니라 쇼핑과 구독 등 온라인 거래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럼에도 상당수 사례가 정식 조사와 제재보다는 사업자의 소명과 협의를 통한 자진 시정 또는 시정 계획 제출로 마무리됐다는 점은 법 집행의 실효성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쿠팡이다. 공정위는 2025년 10월 쿠팡의 기만적인 방법을 통한 소비자 유인행위에 대해 향후 동일·유사 행위를 하지 말 것을 명하고 과태료 250만 원을 부과했다.

플랫폼의 규모와 이용자 수를 고려하면 250만 원이라는 금액이 동일·유사 행위의 재발을 억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지 의문이 남는다.

국정감사에서는 과태료가 단순히 법령상 기준에 따라 산정됐는지를 넘어, 위반 기간과 소비자 노출 규모, 위법행위로 인한 경제적 이익, 사업자의 매출과 시장 영향력 등을 얼마나 반영했는지를 따져야 한다.

매출액 또는 부당이득과 연동한 과징금제도,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 제재, 위반 사업자 공표, 피해 소비자에 대한 환급·원상회복 등 제재 수단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지 정부에 물어야 한다.

또한 위법한 인터페이스가 현재도 다수 소비자에게 노출되고 있는 경우에는 사후 제재만으로 충분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소비자 피해가 계속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관련 법령이 정한 임시중지명령 등 보다 신속한 조치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정위가 자진 시정과 정식 제재를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을 가졌는지, 대형 플랫폼의 시장 영향력과 소비자 노출 규모를 제재 수준에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현행 과태료가 실질적인 억지력을 갖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