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산업

HMM, 아프리카 동·서 양축 깐다…선대 확장 다음은 '운영 전략'

김태휘 인턴 2026-08-08 08:00:00

2030 전략은 하드웨어, 허브앤스포크는 소프트웨어

서아프리카 이어 동아프리카…신흥시장 지선망 확대

HMM 초대형 컨테이너 상선. [사진=HMM]

[경제일보] HMM이 아프리카 항로망을 넓히며 2030 중장기전략의 실행 범위를 선대 확장에서 네트워크 운영으로 넓히고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1차 경쟁력이라면, 이제는 그 선대를 어떤 항로와 지선망에 배치해 화주 서비스를 높이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오는 9월 인도와 동아프리카를 연결하는 ‘GIA(Gulf India East Africa Service)’ 서비스를 시작한다. HMM은 이번 서비스를 통해 인도 나바셰바와 문드라를 거점으로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케냐 몸바사를 연결한다. 첫 출항은 9월 23일 나바셰바에서 이뤄질 예정이며 왕복 운항 기간은 35일이다.

이번 노선은 HMM이 추진 중인 허브앤스포크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앞서 HMM은 지난 7월 스페인 알헤시라스를 거점으로 서아프리카 주요 항만을 연결하는 MA2 서비스를 시작했다. MA2는 알헤시라스와 탕헤르, 다카르, 테마, 레키, 아비장 등을 잇는 노선으로, HMM의 첫 아프리카 허브앤스포크 서비스다.

HMM 관계자는 이번 동아프리카 노선에 대해 “허브앤스포크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부분”이라며 “2030 중장기전략은 선대 확장 등 하드웨어적인 성격이 강하고, 허브앤스포크는 그러한 선대를 어떻게 운영하느냐 하는 소프트웨어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이해하면 좋다”고 했다.

HMM은 지난달 2030년까지 29조원을 투자해 컨테이너선 선대를 166척, 147만TEU 규모로 확대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공시했다. 벌크선 선대도 110척, 1352만DWT 규모로 늘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선박 확보와 친환경 투자, 터미널 인프라 등은 HMM의 외형을 키우는 하드웨어 투자에 가깝다.

하지만 선대만 늘린다고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해운업은 선박을 어디에 배치하고, 어떤 항만을 연결하며, 화주에게 얼마나 안정적인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수익성과 직결된다. HMM이 아프리카 지선망을 넓히는 것도 늘어나는 선복을 실제 화물 수요와 연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아프리카 시장은 HMM 입장에선 미개척지에 가깝다. HMM 관계자는 “아프리카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나 HMM이 기항하지 않던 시장”이라며 “신규 시장에 진출한다는 개념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서아프리카에 이어 동아프리카까지 연결하면서 HMM은 아프리카 시장에서 동·서 양축의 기초를 놓게 됐다.

허브앤스포크 전략은 대형선과 지선망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초대형선은 주요 허브 항만을 중심으로 운항하고, 중소형 피더선이 주변 항만을 촘촘히 연결한다. 대형선이 모든 항만에 직접 들어가는 것보다 운항 효율을 높이고, 화주에게 더 다양한 목적지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화주들의 선택 기준도 바뀌었다. HMM 관계자는 “화주들은 단순히 낮은 운임을 선호하는 대신 운영 안정성도 고려하는 경향이 보이고 있다”며 “허브앤스포크 방식을 통해 허브 항만을 기항하는 초대형선의 운영 안정성을 높이고, 여기에서 뻗어나가는 지선망을 촘촘히 구축해 다양한 기항지를 제공함으로써 대화주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있다”고 했다.

HMM도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동 정세 장기화, 선복 공급 증가, 미국 관세정책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컨테이너 부문에서는 허브앤스포크 전략을 통해 아프리카 등 신규 노선을 개설하고 동남아 등에서 신규 수요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실행력이다. 아프리카는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항만 혼잡, 통관, 내륙 운송, 정치·지정학적 리스크도 함께 안고 있다. 신규 노선 개설 자체보다 안정적인 스케줄을 유지하고, 환적 효율을 높이며, 실제 화물을 꾸준히 확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HMM의 아프리카 노선 확대는 단순한 항로 추가가 아니다. 2030 전략이 선박 투자라는 숫자에서 실제 네트워크 운영으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선대 확장이 몸집을 키우는 일이라면 허브앤스포크는 그 몸집을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다. HMM이 글로벌 선사들과 경쟁하려면 큰 배뿐 아니라 촘촘한 항로망과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함께 증명해야 한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