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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거래 급감' 단일종목 레버리지, 신용융자·해외투자로 자금 이동 '풍선효과'

전지수 인턴 2026-08-20 17:33:45

규제 후 ETF 거래 93% 급감…신용과 해외투자로 자금 이동

투자자 10조 손실 추정…반면 증권사·거래소는 1172억 수수료 수익

단순 거래 제한 한계 노출…종합적인 위험관리체계 마련 시급

[사진=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강화로 표면적인 거래대금은 급감했으나 투자 수요가 신용융자나 해외 파생상품 시장 등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단순 거래 제한을 넘어 시장 전체의 유동성과 변동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위험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리밸런싱 과정에서 기초종목의 주가 변동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9일까지 국내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4371억원으로 지난달보다 47.6% 감소했다.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이 한꺼번에 상장된 뒤 상장 당일에만 10조4180억원이 몰렸다.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코스닥은 800선이 무너졌고 코스피에서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기간동안 발생한 개인투자자 손실을 실현손실과 평가손실 모두 합쳐 약 10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신규 자금 유입까지 감안한 누적 손실은 약 387억 달러(약 53조원)로 추정된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두 차례 대책을 내놓고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했고 19일부터는 모의거래까지 의무화했다.

규제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의 하루 합산 거래대금은 지난달 30일 12조4485억원에서 이달 초 8452억원으로 93.2% 급감했다. 그러나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거래대금 감소를 투자자 보호의 성공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거래가 줄었다고 해서 투자자가 상품의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별도의 예탁금이나 사전교육 요건 없이 배율을 사실상 200%로 제한한다. 홍콩은 원칙적으로 2배 이내로 묶으면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가변 레버리지 구조를 뒀다. 국내 제도와는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거래를 제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규모 △기초종목의 유동성 △시장 변동성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시장 전체의 위험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규제를 피해간 자금은 다른 경로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코스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신규 신용융자는 52.3%, SK하이닉스는 25.5% 늘어 레버리지 대신 현물 신용거래로 갈아탄 투자자가 많았다.

또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규제 이전 해외주식 순매수 1위였던 반도체 3배 상품 SOXL은 규제 이후 순위 밖으로 밀려난 대신 규제를 받지 않는 지수·업종형 상품 QLD와 SOXS로 자금이 옮겨갔다. 국내 거래소를 떠나 해외 탈중앙화 거래소로 흘러간 자금을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합치면 약 700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8일에는 SK하이닉스 무기한 선물이 약 800억원대 규모로 연쇄 강제 청산되는 사례까지 나왔다. 당국의 규제는 국경이 있지만 레버리지 투자는 국경 없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거래가 급감하는 사이 정작 거래소와 증권사는 두 달간 수수료로 1172억60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도 의무 사전교육 수강료로 최대 57억원의 수익이 생긴 것으로 분석돼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실을 떠안았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커졌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해당 수강료가 협회 회계와 분리된 연수회계로 처리돼 운영비로 전용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율규제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취임한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을 향해 상품 쏠림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예탁금 시행 이후 거래대금 추이를 지켜본 뒤 투자한도 등 추가 규제 도입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레버리지 상품을 직접 규제하면 당장 해당 상품의 거래는 감소할 수 있지만 레버리지에 대한 투자 수요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용융자나 해외 상품 등 다른 투자 수단으로 자금이 이동하는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예탁금 시행 이후 거래대금 추이를 지켜본 뒤 투자한도 등 추가 규제 도입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국민 신뢰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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