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제작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고 글로벌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VFX(시각효과)를 촬영 이후의 후반작업으로만 접근하는 데서 벗어나 기획·촬영 단계부터 설계하는 제작 방식을 공유하는 동시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프리프로덕션 사례까지 교육 범위를 넓히면서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과 제작 생태계 전반의 역량을 높이고 있다.
21일 넷플릭스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국내 영상 콘텐츠 제작 인력의 VFX 역량 강화를 위한 'VFX 프리프로덕션 워크숍'을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광화문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KOCCA x 넷플릭스 프로덕션 아카데미' 교육 과정의 하나로 마련됐다. 약 130명의 국내 콘텐츠 제작 관련 실무자가 참여했으며 촬영 전 단계에서 VFX를 어떻게 설계하고 각 제작 부서가 협업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넷플릭스가 이번 교육에서 강조한 것은 VFX를 촬영이 끝난 뒤 추가하는 작업으로 한정하지 않고 대본 분석 단계부터 제작 과정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장면을 실제 촬영으로 구현할 부분과 시각효과로 구현할 부분을 사전에 구분하고 촬영 계획과 예산, 일정까지 함께 설계해야 불필요한 수정과 일정 지연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VFX팀과 미술·촬영·조명 등 각 제작 부서가 초기 단계부터 작업 범위를 공유하는 협업 방식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다. 김혜진 넷플릭스 VFX 매니저는 대본 분석부터 VFX 작업 범위와 예산, 일정을 함께 설계하는 업무 파이프라인을 소개했고 남선우 VFX 코디네이터는 부서 간 협의 사항과 준비 현황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VFX 프리프로덕션 마스터 체크리스트'를 소개했다.
글로벌 제작 현장의 역할 체계도 공유됐다. 닉 데이비스 넷플릭스 VFX 슈퍼바이저는 작품 전반의 시각효과를 총괄하는 '오버롤 VFX 슈퍼바이저'의 역할과 감독의 창작 의도를 각 제작 단계에서 일관되게 구현하기 위한 협업 방식을 설명했다. 국내 제작진이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활용되는 업무 방식과 역할을 참고할 수 있도록 실제 제작 사례도 공유했다.
생성 AI도 프리프로덕션 단계의 제작 도구로 소개됐다. 다니엘 페레이라 넷플릭스 젠 AI 테크놀로지 인테그레이션 매니저는 스토리보드와 캐릭터, 공간 디자인뿐 아니라 카메라 배치와 동선 등을 촬영 전에 시각화하고 검토하는 사례를 공유했다.
AI가 완성된 콘텐츠를 대신 제작하는 방식보다는 제작진이 촬영 전에 여러 가지 구현 방식을 검토하고 제작 방향을 구체화하는 보조 도구로 활용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AI가 제시한 결과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감독과 각 분야 창작자가 작품에 적합한 방향을 판단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구조를 강조했다.
넷플릭스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24년부터 '프로덕션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기획·제작·후반작업 등 콘텐츠 제작 전반의 실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넷플릭스 내부 전문가뿐 아니라 국내외 콘텐츠 업계 전문가들이 교육에 참여해 글로벌 제작 현장에서 요구되는 기술과 협업 경험을 국내 제작진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구경본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기반본부장은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제작 현장의 변화를 이해하고 이를 작품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현장 수요를 반영한 실무 교육을 통해 국내 제작 인력의 전문성과 창작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별도의 '그로우 크리에이티브' 캠페인을 통해서도 인재 양성, 제작 프로세스 효율화, 지식 공유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관 및 업계 파트너와 협력해 제작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고 제작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콘텐츠 제작 규모가 커지고 VFX와 디지털 기술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제작 인력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세분화되고 있다. 단순히 특정 VFX 기술을 다루는 능력뿐 아니라 대본 단계에서 시각효과를 설계하고 촬영·미술·조명 등 여러 부서와 협업하는 능력, 글로벌 제작 환경에 맞춰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역량 등이 함께 요구되는 구조다.
넷플릭스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VFX 프리프로덕션을 별도의 교육 주제로 다룬 것도 제작 기술의 변화와 함께 제작 과정 자체가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촬영 이후 결과물을 보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획과 촬영 단계에서부터 VFX와 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결과물을 구체화하고 제작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식이 확산될 경우 콘텐츠 제작 인력에게 요구되는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국내 기관 및 업계와 협력해 제작 인력 교육과 지식 공유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시 현장 중심 교육을 통해 국내 제작진이 글로벌 제작 환경에서 요구되는 전문성과 협업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혜진 넷플릭스 VFX 매니저는 "프리프로덕션의 체크리스트는 감독의 창작 의도가 최종 화면까지 흔들림 없이 이어지도록 보호하는 안전망"이라며 "각 작품의 규모와 특성에 맞춰 꼭 필요한 준비와 주요 의사결정을 촬영 전에 함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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