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IT

AI 트래픽은 느는데 통신사 수익은 제자리…망 투자비 분담 다시 쟁점

선재관 기자 2026-09-22 17:05:08

국회 포럼서 "대형 플랫폼도 비용 기여"…예측 가능한 협상 기준 주문

EU는 의무 분담에 신중…망중립성·소비자 부담 놓고 논쟁 불가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글로벌 포럼'을 개최했다.[사진=이정헌 의원실]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면서 통신망 투자비를 누가 부담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통신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대형 콘텐츠·플랫폼 사업자(CP)의 비용 분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강제적인 망 이용대가가 인터넷 생태계와 이용자 부담에 미칠 영향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글로벌 포럼’을 열고 AI 시대의 통신망 투자와 네트워크 이용대가 문제를 논의했다.

김명수 강원대 교수는 AI 서비스가 확산할수록 전송 속도와 지연시간 등 네트워크 품질의 중요성이 커지지만 트래픽 증가가 통신사의 매출 증가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통신사가 설비 증설 부담을 떠안는 반면 이용자가 정액요금제를 사용하는 구조에서는 투자비를 회수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대형 CP와 통신사의 개별 협상이나 소송만으로는 일관된 기준을 만들기 어렵다며 국내외 사업자에 동일하게 적용할 협상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확보된 재원을 네트워크 고도화와 AI 서비스 품질 개선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도 제안했다.

토론자들은 망중립성과 이용대가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오 창원대 교수는 망중립성이 특정 콘텐츠를 부당하게 차단하거나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이지 모든 데이터를 무료로 전송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조대근 서강대 겸임교수도 망중립성은 이용자의 선택권과 트래픽 차별 문제이고 이용대가는 연결 비용의 분담 문제라고 말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은 하루 평균 국내 이용자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트래픽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서버 다중화와 트래픽 경로 최적화 등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를 부과한다. 다만 이는 품질 유지 의무로 망 이용대가 지급을 강제하는 규정은 아니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글로벌 포럼'을 개최했다. (좌측부터) 조대근 서강대학교 겸임교수,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매니 매니모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부문장, 알레산드로 그로펠리 커넥트 유럽(Connect Europe) 사무총장,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김명수 강원대학교 교수, 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 김태오 창원대학교 교수, 이형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사진=이정헌 의원실]

해외에서도 결론은 엇갈린다. 유럽 통신업계는 매출 정체 속에서 대형 플랫폼의 비용 기여를 요구해 왔다. 반면 유럽전자통신규제기구(BEREC)는 플랫폼과 이용자가 이미 각각 인터넷 연결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 강제 분담이 통신사의 독점적 협상력을 키우고 경쟁과 혁신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올해 제안한 디지털네트워크법(DNA)도 통신망 투자 촉진과 규제 간소화에 무게를 뒀을 뿐 대형 CP의 직접적인 의무 부담금은 담지 않았다.

이정헌 의원은 “네트워크 인프라는 AI 산업의 토대이자 국가 경쟁력의 문제”라며 전문가 제안을 입법과 정책 논의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책 설계의 핵심은 트래픽 증가분 가운데 실제로 추가 투자를 유발하는 비용을 객관적으로 산정하는 데 있다. 분담 기준과 재투자 의무가 불명확하면 통신사와 플랫폼의 비용 다툼에 그칠 수 있다. 비용이 콘텐츠 가격이나 통신요금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이용자 영향과 중소 CP의 부담까지 함께 검증해야 한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