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주식을 대량 매수한 사실에는 다툼이 없지만, 그 목적이 경영권 확보였는지 경쟁사의 공개매수를 막기 위한 시세조종이었는지가 재판의 핵심이다.
검찰은 23일 서울고법 형사4-1부(김인경 성지용 전지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김 창업자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1272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게는 징역 12년,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는 징역 9년을 구형했다. 김 창업자에 대한 징역형 구형량은 1심 때와 같다.
사안은 2023년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경영권 인수전에서 비롯됐다. 당시 하이브가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하자 카카오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측은 시장에서 SM 주식을 사들였다. 검찰은 김 창업자 등이 약 2400억원을 투입해 주가를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유지시키고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고 주장한다.
김 창업자 측은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정상적인 매수였으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움직일 의도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도 카카오 측의 장내 매수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정만으로 시세조종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해도 그것이 곧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목적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증언의 신빙성도 쟁점이다. 1심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사전 공모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언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됐던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이 지난달 법정에 나오지 않자 재판부는 증인 채택을 철회했다.
검찰은 1심이 거래의 목적과 관련 증거를 잘못 판단했다고 주장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실제 주문 방식과 매매 경위, 관련자 사이의 사전 조율 여부를 다시 따지게 된다. 이번 구형은 검찰의 형량 요청으로, 1심 무죄가 뒤집힌 것은 아니다. 선고에서는 공개매수를 막으려는 의도와 별개로 주가를 특정 수준에 고정하거나 안정시키려는 목적과 행위가 입증됐는지가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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