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정부가 중산층까지 수요층으로 삼는 '보편형 공공임대'를 새로 도입한다. 기존 공공임대의 좁은 면적과 낮은 품질 문제를 개선하고 역세권 등 선호 입지에 민영주택 수준의 품질을 갖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전월세 시장 불안도 지속되는 가운데 부담 가능한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공공임대가 실제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얼마나 공급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에서 다양한 실수요층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보편형 공공임대를 도입하고 2030년까지 19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보편형 공공임대는 기존 공공임대가 취약계층 중심으로 공급되면서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고 면적이 좁아 중산층의 선호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을 반영한 새로운 유형이다.
공공택지에서는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수요를 고려해 전용면적 55~84㎡를 중심으로 공급한다. 도심권은 전용 40~60㎡를 중심으로 하고 1인 청년 가구에도 30㎡ 이상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주택 품질도 민영주택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신축 아파트에 적용되는 3·4베이(bay) 구조와 고급 마감재 등을 적용하고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등 도심 내 우수 입지를 중심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중산층의 입주를 유도하기 위해 소득 기준도 기존 공공임대보다 높인다. 현행 공공임대 입주 기준인 중위소득 150% 이하보다 높은 수준으로 설정하고 자산 기준도 3분위 평균자산인 3억4500만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한다. 청년 연령대와 결혼·출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임대료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거주 기간은 기본 6년으로 설정하되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이 같은 새로운 공공임대 유형을 도입한 것은 과거 정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11월 '질 좋은 평생주택'을 발표하면서 국민·영구·행복주택 등으로 나뉜 건설형 공공임대를 통합공공임대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당시 정부는 공공임대 소득 기준을 중위소득 150%까지 확대하고 전용면적 기준도 85㎡까지 넓히겠다고 발표했다. 통합공공임대에 분양주택 수준의 마감재와 스마트홈 기술 등을 적용하고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최장 30년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중형 평형 공공임대 공급 목표도 제시했다. 당시 정부는 전용 60~85㎡ 중형 공공임대를 2025년까지 매입임대 1만 가구를 포함해 6만3000가구 수준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실제 제도 운영 과정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한정된 부지에서 공급 목표를 맞추려면 중형 평형을 늘릴수록 전체 공급 가구 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다. 고급화 역시 사업비 증가로 이어져 재정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통합공공임대 안에서 중산층 수요 비중을 높일 경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가 이번에 보편형 공공임대를 별도 유형으로 신설한 것도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형 평형 확대와 주택 품질 개선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재정당국과 협의를 거쳐 주택도시기금 출자·융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공급 지역은 우선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다. 정부는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규 건설뿐 아니라 입지가 우수한 고품질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매입형 방식도 병행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통합공공임대 도입 당시에도 중산층 수요까지 염두에 뒀지만 실제 운영은 그렇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중산층 등을 위한 유형을 신설하지 않은 채 통합공공임대 체계로 가면 취약계층이 피해를 볼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편형 공공임대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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