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제약사 테바(Teva)와 바이오시밀러 협력을 확대하며 미국·유럽·캐나다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망을 확보한 테바와 손잡으면서 개발 이후 상업화까지 염두에 둔 협력 구조를 구축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테바 파마슈티컬스 인터내셔널과 기존 개발 제품에 더해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와 유전성 재발열 증후군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을 추가하면서 후속 파이프라인을 9종으로 늘렸다.
이번 계약 대상은 SB41과 SB44다. SB41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 '파센라'(성분명 벤라리주맙)를, SB44는 노바티스의 유전성 재발열 증후군 치료제 '일라리스'(성분명 카나키누맙)를 각각 기준으로 개발하는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두 제품의 개발과 생산·공급을 담당한다. 테바는 미국과 유럽, 캐나다에서 제품 판매를 맡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제조 역량을 활용하고 테바가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하는 역할 분담이다.
이번 협력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단순히 후보물질 2개가 추가됐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이 기존 7종에서 9종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 시점과 시장 진입 시기를 고려해 여러 제품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제품의 개발이나 허가가 지연되더라도 다른 제품을 통해 사업 공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번 계약을 통해 기존 파이프라인에 2개 후보물질을 추가하면서 중장기 제품군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SB41과 SB44가 겨냥하는 오리지널 의약품도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파센라는 아스트라제네카가 판매하는 중증 천식 치료제로 호산구를 표적으로 한다. 2025년 글로벌 매출은 약 19억8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라리스 역시 노바티스의 주요 면역·염증질환 치료제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약 18억8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두 제품 모두 연간 글로벌 매출이 2조원 안팎에 달하는 의약품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매출 규모가 제품의 시장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다. 다만 오리지널 의약품의 매출이 크다고 해서 바이오시밀러가 동일한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실제 시장 진입 이후에는 출시 시점, 가격, 보험 등재, 처방 전환 속도, 경쟁 제품 수 등이 영향을 미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개발뿐 아니라 글로벌 상업화 과정에서 테바와의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양사는 앞서 희귀질환 치료제와 안과질환 치료제 등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번에는 천식과 희귀 면역질환 분야로 협력 영역을 확대했다.
테바가 갖고 있는 글로벌 상업화 역량도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서는 중요한 요소다. 바이오시밀러는 허가 이후 실제 처방과 판매로 이어져야 매출을 만들 수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의약품 시장에서 현지 영업망과 유통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 제품 개발만큼 중요한 이유다.
이번 계약은 테바의 협력 범위를 추가 바이오시밀러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테바는 향후 SB41과 SB44의 판매 지역을 확대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다른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도 추가 파트너십을 체결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테바는 이번 협력과 관련해 SB41과 SB44를 포함해 최대 6개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구조를 제시했다. 현재 계약 대상인 2개 후보물질 외에 추가 4개 후보물질까지 협력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이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별 제품 단위의 판매 계약을 넘어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을 묶어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도 갖는다.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경영상 비밀 유지 등을 이유로 계약 기간과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약 1조6720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418억원이다. 자기자본은 약 2조2303억원으로 2.5%는 약 558억원이다. 두 금액 중 작은 금액을 적용하면 공시상 최소 기준은 약 418억원 이상이다.
다만 이 금액을 확정된 계약금이나 매출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계약은 임상시험과 품목허가 등의 성공 여부에 따라 수익 인식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조건부 계약이다. 규제기관의 연구개발 중단이나 품목허가 실패 등이 발생하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계약의 실제 사업적 성과는 SB41과 SB44가 임상 및 허가 단계를 거쳐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는 허가 이후에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경쟁 바이오시밀러 사이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테바가 추가 후보물질에 대한 옵션을 실제 계약으로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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