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발 메모리 초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최대 실적 행진도 네 분기째 계속됐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6.6% 늘어난 195조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5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에도 메모리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영업이익 350조원 달성 가능성도 커진다.
이번 실적을 이끈 것은 반도체다. 삼성전자가 잠정실적에서 사업부별 성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전사 이익 대부분을 책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메모리 사업에서 큰 폭의 이익 증가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HBM뿐 아니라 D램과 낸드 수요까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 경쟁에 따라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메모리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DS 부문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이를 소폭 웃돌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에서 거둔 대규모 이익이 다른 사업부에서 발생한 손실을 상쇄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가격은 4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10~15%, 낸드 가격은 15~2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AI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면서 범용 메모리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세대 HBM도 내년 실적 확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HBM4는 내년부터 공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반도체 내에서도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실적 차이는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은 3분기 1조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동률은 개선되고 있지만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가동에 따른 비용이 수익성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도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전 분기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가 1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한다.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 역시 5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하만은 흑자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약 1조원, 하만은 2000억~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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