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의 개발 부담을 줄이기 위해 품질 평가와 임상시험 관련 심사 기준을 손질했다. 품질과 비임상·약동학적 비교동등성이 입증되면 치료적 확증 임상시험인 3상 시험자료를 면제할 수 있도록 기준을 명확히 한 것이 핵심이다. 대조약 확보와 품질 비교시험에 관한 요건도 합리화했다. 임상시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국내 기업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식약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국제적인 바이오시밀러 규제 흐름을 반영해 '동등생물의약품 평가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정부의 '식의약 안심 60대 과제'의 하나로 추진됐다. 국제적으로 조화된 평가 기준을 제시해 국내 기업이 바이오시밀러를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개정의 주요 내용은 품질 비교동등성 평가 요건 개선, 품질 평가에 필요한 최소 배치 수 명시, 반복투여독성시험자료 면제 기준 마련, 치료적 확증 임상시험자료 면제 요건 안내 등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허가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품질, 생물학적 활성, 안전성 및 유효성 측면에서 높은 유사성이 입증돼야 하는 의약품이다. 생물체를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의약품은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일반적인 합성의약품보다 구조와 특성이 복잡하다. 따라서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유사성을 여러 단계의 시험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기존에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 품질 비교시험과 비임상시험, 임상시험 등을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유사성을 입증해야 했다. 하지만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품질 특성에 대한 정밀한 비교가 가능해졌고 모든 제품에 동일한 수준의 추가 시험을 요구하기보다 확보된 과학적 근거에 따라 시험자료 요건을 합리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식약처는 품질과 약리학적 비교동등성이 입증된 경우 반복투여독성시험자료를 면제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품질과 비임상·약동학적 비교동등성이 입증되면 치료적 확증 임상시험자료도 면제할 수 있도록 관련 요건을 안내했다.
다만 임상시험자료 면제가 모든 바이오시밀러에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제품별 특성과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비교동등성이 충분히 입증되는지가 중요하다. 임상시험 부담을 줄이는 대신 정밀한 품질 분석과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제품의 유사성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심사 기준을 정비한 것이다.
대조약 확보와 품질 비교시험 방식도 개선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조약으로 확보해 개발 제품과 비교해야 한다. 그러나 대조약의 수급 상황이나 보관 조건에 따라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식약처는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 확인되면 냉동 보관된 대조약도 분석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개선했다. 대조약 확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줄이고 기존에 확보한 시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품질 비교시험의 분석 방식도 유연해졌다. 기존에는 바이오시밀러와 대조약을 동시에 분석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정밀한 분석법을 사용하는 경우 이미 확보한 대조약의 분석 결과와 비교해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대조약을 다시 확보하거나 동일한 시점에 분석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품질 평가에 필요한 최소 배치 수도 명시했다. 배치는 일정한 제조 조건에 따라 생산된 의약품 단위를 뜻한다. 최소 배치 수를 구체적으로 안내하면 기업은 개발 초기부터 필요한 품질 자료의 범위를 예측하고 시험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필요한 시험자료를 합리화해 기업의 시간과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개발 기간을 단축하면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개발 단계에서 요구되는 시험과 허가 심사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규제 요건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 기준과 조화를 이루는 심사 체계는 국내 기업의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약처는 앞서 지난 7월 '생물학적제제 등의 품목 허가·심사 규정'을 개정해 시행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해당 규정의 개정 내용을 구체화하고 기업이 허가 신청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마련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비용과 기간을 단축하고 국내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혁신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바이오의약품이 신속하게 제품화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규제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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