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더불어민주당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두 달여 앞두고 국내 5대 거래소 대표들을 만난다. 과세자료 확보와 전산시스템 준비 수준을 확인하고 추가 유예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자리다. 해외 거래정보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논의의 중심에 섰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정책위원회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대표들과 간담회를 연다. 정책위와 과세 유예 법안을 심사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는 전날 당정협의에서 유예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데 따른 후속 논의다. 민주당은 거래소의 자료 확보와 정보 파악, 과세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당내 의견을 조율할 방침이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28일 당정협의 직후 해외 거래소 정보를 어떻게 확보할지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과세 원칙에는 공감하면서 시장 특성과 거래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면 납세자의 불신과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소득세법상 과세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를 부과한다.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이다.
시행 전 풀어야 할 문제는 거래 장소에 따른 정보 격차다. 국내 거래소는 이용자의 매매자료를 확보할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등을 오간 자산은 취득가격과 거래 이력을 연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익 계산에 필요한 자료가 불완전하면 세액 산정과 신고 검증에도 혼선이 생길 수 있다.
국제 정보교환 일정도 국가마다 다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 이행 약속 현황에서 한국은 2027년까지, 미국은 2029년까지 첫 정보교환을 시작하는 국가로 분류된다. 국내 과세 개시와 주요 해외 시장의 정보 확보 사이에 시차가 있는 셈이다.
한편 거래소 전산 준비와 함께 과세 기준의 보완도 필요하다. 거래소를 옮겨 보유한 자산의 취득가격을 어떻게 확인할지, 스테이킹 보상과 파생상품 손익을 어떻게 분류할지 등이 남아 있다. 한 해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빼는 손실 이월공제도 앞선 당정협의에서 검토 과제로 거론됐다.
민주당 박민규 의원은 국제 거래정보 교환 일정과 연계해 과세를 사실상 2029년으로 늦추는 취지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내에서는 제도 정비를 먼저 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미 세 차례 연기한 만큼 정책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추가 유예의 설득력은 준비 과제를 얼마나 구체화하느냐에 달렸다. 해외 자료 확보 범위와 거래소 시스템 검증, 취득가격·손실 처리 기준을 일정과 함께 제시해야 시행 직전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민주당은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유예 여부와 기간 등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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