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사=신화통신) 글로벌 연구진이 중국 화위안(花垣) 생물군 화석 발굴 현장을 찾아 초기 생명 진화의 흔적을 추적했다.
중국과학원에 따르면 중국·미국·캐나다·러시아 등 각국의 초기 생명 기원 및 진화 분야 학자, 연구자 및 관련 대표 160여 명이 6일 후난(湖南)성 샹시(湘西)투자(土家)족먀오(苗)족자치주에서 합동 야외 조사 및 학술 토론 시리즈 행사를 마쳤다. 올 1월 화위안 생물군 연구 성과가 발표된 이후 중국 국내외 전문가들이 화석 발굴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현장에서 캄브리아기 대폭발·대멸종의 수수께끼를 파헤쳤다.
5억여 년 전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지구상의 거의 모든 동물 문(門·Phylum)이 등장했으나, 직후 발생한 신스크 대멸종 사건으로 수많은 초기 동물이 자취를 감췄다. 과거에는 화석 자료의 한계 때문에 먼 옛날 발생한 재앙과 그 이후의 생명체 회복 과정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했다. 그러나 올 초 그 실마리가 풀렸다.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화위안 생물군 연구 결과가 해당 대멸종 사건이 지구 생명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해당 연구 성과를 이끈 건 주마오옌(朱茂炎) 중국과학원 원사다. 그는 연구팀을 이끌고 화위안현 스란(石欄)진 모쯔(磨子)촌 런쿠포(仁枯坡) 단면에서 5년에 걸쳐 체계적인 발굴 작업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5만 점 이상의 화석 표본을 수집해 153종의 동물을 식별해냈다. 이 가운데 약 60%가 새로운 종으로 밝혀지면서 수억 년간 잠들어있던 화석의 보고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지난 4일 샹시주를 찾은 답사팀은 화위안 생물군 런쿠포 화석 발굴 현장, 국제 캄브리아계 파이비절(Paibian Stage) 국제표준층서구역(GSSP) 등 세계적인 지질 단면을 차례로 살펴봤다. 5억여 년 전, 샹시 지역은 심해 경사 환경으로, 화석이 정교하게 보존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지층 앞에 선 국내외 전문가들은 암석 층의 순서, 매장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며 '심해 생물 피난처' 가설을 중심으로 현장 평가를 진행했다.
주 원사에 따르면 과거 연구자들이 참고할 수 있었던 것은 주로 얕은 바다에서 발견된 단단한 껍데기를 가진 생물의 화석이었으며, 연구자들은 이를 근거로 신스크 대멸종 이후 해양 생물이 희귀해졌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화위안 생물군의 수많은 화석은 이러한 인식을 뒤집었을 뿐만 아니라 '심해 생물의 피난처'에 대한 확실한 현장 근거도 제시했다. 심해가 재앙의 충격을 완화하면서 일부 생물이 살아남아 후대 진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제가 연구해온 북그린란드 시리우스 파셋(Sirius Passet) 생물군과 비교했을 때, 화위안 생물군은 동일한 심해상 캄브리아기 생물군에 속하지만 생물 다양성이 매우 높고 연체 화석의 보존 상태가 아주 뛰어납니다. 화위안 생물군은 중요한 화석 산지일 뿐만 아니라 동물의 초기 진화와 생명체 회복 과정에 대한 우리의 인식까지 뒤엎을 것입니다." 박태윤 한국극지연구소 연구원의 말이다.
하루 동안의 야외 답사를 마친 후, 5일 샹시주에서 학술 토론 행사가 정식으로 개최됐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화위안 생물군의 시대가 신스크 대멸종 직후에 해당하며, 캄브리아기 제4절 지구 최상위 연체 화석군의 공백을 메웠다고 입을 모았다. 초기 지구 생명 진화를 연구하는 데 있어 귀중한 자원이라는 평가다.
한편, 화위안 생물군 표본 5만여 점 가운데 연구된 것은 8천여 점에 불과하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군집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 원사는 화위안 생물군 연구가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면서 표본 보관소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분류군이 많이 남아 있다고 짚었다. 향후 연구팀은 학제 간 공동 연구를 추진해 신스크 대멸종의 영향 범위를 명확히 알아내고 심해 피난처의 형성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한편, 고대 해양 생태계의 변화 과정을 규명하고 대중을 위한 과학 보급에도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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