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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판정에 KT·SKB도 긴장…노란봉투법, 통신 외주 구조 흔든다

선재관 기자 2026-06-19 15:36:27

KT서비스지부 원청 교섭 요구 준비…SKB 홈앤서비스도 유사 행보 가능성

설치·수리 현장 업무가 쟁점…비용 증가와 노무 리스크 확산 우려

노란봉투법과 통신3사 [그래픽=선재관]

[경제일보] LG유플러스에서 시작된 개정 노조법(일명 노란봉투법) 파장이 KT와 SK브로드밴드로 번질 조짐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LG유플러스 설치·수리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통신 현장을 담당하는 다른 통신사 하청·자회사 노동자들도 원청 교섭을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신업계가 비용 효율과 현장 대응력을 이유로 유지해 온 외주·자회사 운영 구조가 새로운 법적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KT서비스지부는 원청인 KT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KT서비스지부는 인터넷과 IPTV 개통·설치·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KT서비스북부와 KT서비스남부 소속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그동안 일부 업무 외주화에 반대하며 구조조정 철회와 고용 안정을 요구해 왔다. 향후 원청 교섭이 현실화할 경우 외주화 정책, 일감 배분, 작업 기준, 현장 안전, 고용 안정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공식적인 교섭 신청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LG유플러스 사례 이후 내부 논의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공공운수노조 방송통신협의회(KT지부, 희망연대본부 KT서비스지부.함께살자HCN비정규직지부), KT민주동지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주최로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LG유플러스 사례다. 서울지노위는 LG유플러스 인터넷·IPTV 설치와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와 관련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통신업계에서 나온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 설치·수리 현장으로 번진 원청 책임 논란

쟁점은 통신 현장 업무가 원청 서비스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느냐다. 설치·수리 기사들은 원청 소속이 아니더라도 고객 접점에서 통신사 브랜드를 대표한다. 원청이 작업 기준과 고객 응대 방식, 장애 처리 절차, 안전 규정 등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근로조건과 분리해 보기 어렵다는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영향권에 들어섰다. 자회사 홈앤서비스 소속 노동자들도 원청 교섭과 관련한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청이 교섭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 판단을 구하는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신업계는 인터넷 설치와 IPTV 개통, 장애 처리, 고객센터 운영 등 다양한 현장 업무를 자회사와 협력업체를 통해 수행해 왔다. 이 같은 구조는 비용 관리와 인력 운용 측면에서 효율적이었지만,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에는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어느 정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으로 떠올랐다.

업계는 비용 부담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원청 교섭이 곧바로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장비 지급과 휴식시간 보장, 업무량 조정, 복리후생, 도급 구조 개선 등이 교섭 의제로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법률 검토와 노동위원회 대응, 노무 자문 등 간접 비용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 단위 현장망을 운영하는 통신업계 특성상 파급 효과도 적지 않다. 특정 사업장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될 경우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자회사와 협력업체 노동자들도 같은 논리로 원청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설치·수리·유지보수 등 현장 업무는 서비스 품질과 직결되는 영역"이라며 "계열사와 협력사를 활용하는 구조가 넓게 형성돼 있는 만큼 개정 노조법 이후 법적·경영상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란봉투법은 통신업계에 단순한 노무 이슈를 넘어선 과제가 되고 있다. 원청 브랜드 아래 자회사와 협력업체가 떠받쳐 온 현장 운영 구조를 어디까지 책임의 범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원청 책임을 부인하는 데 그치기보다 변화한 법 환경 속에서 책임의 범위와 현장 운영 원칙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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