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유통·물류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실제 업무와 현장 운영에 직접 적용하며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직원이 스스로 AI를 활용해 업무를 재설계할 수 있도록 사내 AX(AI Transformation) 인재를 육성하고 CJ대한통운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고객 물류를 처리하는 실제 센터에 투입했다. 놀유니버스는 개발 업무에 AI를 적용해 코드 작성량과 서비스 반영 속도 등 구체적인 업무 지표 개선을 확인했다. 사내 AI 활용 역량을 높이고 물류 공정에 기술을 투입하며 개발 생산성까지 수치로 확인하는 등 AI 전환이 실제 업무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실무형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AX 리더 육성 과정'을 운영한다. 하이트진로는 1·2차 과정에서 총 30명을 선발해 AI 활용 교육과 실무 과제 수행을 지원하며 임직원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업무 방식을 스스로 재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가자들은 오는 10월 열리는 'AX 리더 혁신과제 발표회'에서 직접 수행한 업무 효율화 과제를 시연하고 우수 과제에는 대표이사 포상과 표창이 주어진다.
하이트진로는 교육이 끝난 뒤에도 AX 리더가 실제 업무에서 AI 활용을 이어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제공한다. 선발 인원에게는 1년간 AI 개발 도구 사용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사내 AI 서비스 신기능 우선 체험 △외부 AI 콘퍼런스 참가 △AI 프로젝트 리더 우선 지정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경영진도 직접 바이브 코딩 교육을 이수하며 조직 전반의 AI 활용 확산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교육에 앞서 실제 업무에 AI 적용 작업도 진행해왔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24년 AI 기반 시장 분석 체계를 도입해 기존 시장 분석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방식으로 바꿨으며 지난해부터는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을 활용해 문서 요약과 보고서 초안 작성 등 반복 업무의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수요 예측과 시장 변화 분석, 생산·재고 관리, 물류, 소비자 반응 등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AI로 연결해 임직원이 판단과 의사결정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번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이 AI를 실제 업무 성과로 연결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실무형 AI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CJ대한통운은 AI 활용 주체를 사람에서 로봇으로 넓혀 실제 물류 공정에 투입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경기도 용인 양지 올리브영 물류센터에 휴머노이드 양팔 로봇 2대를 투입해 상품 포장 공정의 완충재 투입 작업을 수행하도록 했다.
지난해 군포 풀필먼트센터에서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CJ대한통운은 이번에 휴머노이드를 실제 고객 상품을 처리하는 운영 공정까지 투입하며 적용 단계를 한층 넓혔다. 실제 물류 운영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적용한 첫 사례다.
물류센터는 형태와 크기, 재질이 서로 다른 상품을 취급하고 주문마다 작업 조건도 달라 고정된 설비만으로 자동화하기 어려운 영역이 많다. 컨베이어나 고정형 로봇은 새로운 작업을 추가할 때 설비나 작업공간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휴머노이드는 기존 작업환경에서 여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J대한통운은 실제 현장에서 로봇이 수행한 작업 데이터를 다시 AI 학습에 활용해 정확도와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에는 물류센터에서 확보한 실제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가상 데이터를 함께 학습시키고 있다.
회사는 현재 완충재 투입에 한정된 휴머노이드의 역할을 향후 상품 피킹, 분류, 검수, 포장 등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여러 물류 작업을 연이어 수행할 수 있는 범용 휴머노이드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번 현장 투입은 휴머노이드가 실제 물류 운영 과정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현장에서 축적되는 물류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다양한 작업을 스스로 판단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놀유니버스는 AI 활용이 실제 업무 생산성에 미친 변화를 수치로 확인하고 전사 확산에 나섰다. 최근 3개월간 개발 조직의 업무 지표를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결과 개발자 1인당 코드 작성량은 71%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드 작성 후 실제 서비스에 반영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절반 이상 줄었으며 동료 검토 후 첫 승인을 받는 데 걸린 시간도 41% 단축됐다. 수정 작업으로 코드를 다시 작성하는 비율은 12% 감소했다.
놀유니버스는 개발 조직에서 축적한 AI 활용 경험을 전사로 확산하기 위해 지난 7월 사내 AI 전환 통합 포털 'NOL AX Hub'를 열었다. 포털에는 조직별 AI 활용 사례와 업무 가이드, 교육 자료를 모아 구성원들이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기획·개발·디자인·품질보증(QA)·운영·비즈니스 서포트 등 다양한 직군에서 AI 활용 사례가 축적되고 있다.
실제 업무를 AI가 대신하거나 지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항공 소스코드와 데이터베이스(DB),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실시간으로 조회·분석하는 AI 어시스턴트를 구축해 기존에는 개발자를 거쳐야 했던 정보 확인 업무를 담당자가 직접 처리하도록 했다. 임직원 악성메일 모의훈련에 쓰이는 템플릿을 거대언어모델(LLM)로 자동 생성하고 훈련 과정까지 자동화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사내에서 확보한 AI 역량은 고객 서비스에도 적용하고 있다. 여행 상품을 추천하는 대화형 서비스 'AI 노리'에 이어 지난 7월에는 △SNS 여행·여가 트렌드 △검색·예약량 △고객 후기 등을 분석해 콘텐츠 발굴부터 이미지 수집, 상품 매칭, 콘텐츠 작성까지 자동화하는 AI 큐레이션 서비스 '발견'을 선보였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AI를 일부 조직이나 직무의 도구가 아닌 구성원 누구나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업무 방식으로 정착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AI 활용 경험을 전사 자산으로 축적해 실제 업무 생산성 향상과 고객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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