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활용한 문화 프로그램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역사 인물 활용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선수촌 환영 행사에서 도요토미 분장 공연이 진행된 데 이어 대회 공식 문화프로그램에도 도요토미를 활용한 포토존이 포함됐다.
21일 경제일보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문화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나고야시는 22일 미즈호공원에서 ‘무장 되어보기 포토존’을 운영할 예정이다.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갑옷 차림의 대형 패널로 제작해 관람객이 얼굴을 내밀고 사진을 촬영하는 방식이다.
같은 포토존은 대회 기간 일부 경기장에서도 운영될 예정이다. 공식 홈페이지는 세 인물을 나고야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인물로 소개하면서 관람객이 전국시대 무장 체험을 통해 지역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도요토미는 1592년 조선 침략을 명령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대한체육회는 해당 공연을 확인한 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대회 조직위원회에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도요토미를 공연 소재로 활용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였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특정 역사적 인물을 지지하거나 역사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역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기 위한 공연이었다는 것이다. 조직위는 참가 국가와 지역에 따라 프로그램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국제 스포츠대회에 적합한 콘텐츠를 운영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번 포토존은 선수촌 공연과 주최 주체와 성격이 다르다. 포토존은 나고야시가 주최하는 문화프로그램이다. 다만 아시안게임 공식 문화프로그램에 포함돼 있고 대회 기간 경기장 주변에서 운영된다는 점에서 선수촌 공연에 이어 다시 도요토미가 활용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과거 도쿄올림픽 당시 사례도 함께 거론된다. 한국 선수단은 2021년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신에게는 아직 5000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이순신 장군의 발언을 변형한 문구였다.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시설에서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금지하는 올림픽헌장 50조를 언급했고 대한체육회는 현수막을 철거했다.
이번 논란의 쟁점은 개최 도시가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문화·관광 콘텐츠로 활용하는 범위와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참가국의 역사적 인식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문제로 모아진다. 특히 한 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던 뒤에도 도요토미를 활용한 프로그램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만큼 대회 조직위와 나고야시의 향후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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