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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현장을 전쟁 게임에…'콜 오브 듀티', 영상 삭제·사과

선재관 기자 2026-10-30 14:19:18

CPR 자료화면 약 3초 사용…액티비전 "11월 12일 업데이트로 전면 삭제"

참사 4주기 앞두고 유가족 반발…영상 선정·검수 경위 설명도 과제

이태원 참사 화면이 포함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시네마틱 [사진=게임 캡처]

[경제일보] 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 현장을 전쟁 게임에 삽입해 논란을 빚은 액티비전(Activision)이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해당 영상을 삭제하기로 했다. 실제 참사 기록을 가상의 전쟁 피해를 묘사하는 데 사용한 만큼, 영상 선정과 검수 과정에 대한 설명도 요구된다.

액티비전은 30일 국내 언론에 배포한 입장에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Call of Duty: Modern Warfare 4)’에 포함된 문제의 자료영상을 11월 12일 게임 업데이트를 통해 전면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실제 뉴스 보도 영상을 활용하면서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비극적 사건을 연상시키거나 아픔을 경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족과 피해자, 심려를 끼친 모든 이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23일 전 세계에 출시된 게임의 도입부 시네마틱 영상에 포함됐다. 이태원 참사 직후 구급대원이 시민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방송 자료화면이 약 3초간 사용됐다.

이 게임은 북한의 전면적인 침공으로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한 가상 상황을 다룬다. 참사 자료화면은 게임 속 전쟁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묘사하는 장면에 들어갔다. 실제 재난 현장이 본래 맥락과 다른 전쟁 서사의 일부로 활용된 것이다.

논란은 이태원 참사 4주기를 앞두고 확산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8일 성명을 내 참사 당시 실제 장면을 오락 목적의 게임 소재로 활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삭제를 요구했다.

이들은 구조에 참여하거나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여전히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다며 피해자에 대한 예의와 공감을 바탕으로 신속히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게임 이용자 단체도 경위 설명을 요구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게임의 맥락과 무관한 참사 영상 사용으로 유가족 등이 피해를 본 점에 대해 명확한 설명과 사과, 영상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논란이 게임 내용 전반에 대한 검열이나 부당한 제한으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냈다.

한편 삭제 발표 이후에는 조치의 이행 범위와 재발 방지책이 중요해졌다. 게임 업데이트에 수정 사항을 반영하는 것과 함께, 공식 배포 영상 등에도 같은 자료가 사용됐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제작진의 의도 설명만으로 영상이 채택된 과정까지 해명되지는 않는다. 자료의 출처와 촬영 상황을 어떻게 확인했는지, 실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미칠 영향을 검토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영상 사용 권한 확인과 별도로 참사 기록을 다른 맥락에 옮길 때 필요한 판단 절차가 작동했는지도 살펴야 한다.

이번 사안은 실제 사건의 기록을 게임에 활용할 때 요구되는 책임을 드러냈다. 약속한 삭제를 이행하고 자료영상의 선정·검수 기준을 보완하는 것이 사과 이후 제작진이 보여줘야 할 후속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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