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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안서희의 라이프 리포트] 수면 중 멈추는 호흡…수면무호흡증, 고혈압·부정맥 부른다

안서희 기자 2026-11-08 07:00:00

고혈압·당뇨 환자 절반 이상 동반

반복적인 저산소 상태가 혈압·혈관 기능에 영향

[사진=AI 생성이미지]

[경제일보] 코골이가 심하거나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낮 동안 피로와 졸음이 지속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은 숙면을 방해할 뿐 아니라 저산소 상태와 혈압 상승을 유발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호흡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질환이다. 단순 코골이와 달리 실제 호흡이 멈추거나 호흡량이 크게 감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 환자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일반 인구에서는 약 20%가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당뇨병과 고혈압, 대사증후군 환자에서는 유병률이 50% 이상으로 보고된다. 항고혈압제를 3종 이상 복용해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는 83%에서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문제는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이다. 수면 중 반복되는 저산소혈증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혈압 상승과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장기적으로 고혈압과 동맥경화, 부정맥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협심증·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3배 이상 높고 중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약 5배 높게 나타났다.

나진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수면 중 반복되는 호흡 정지로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혈압 상승과 혈관 기능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고혈압이나 심부전,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는 수면무호흡증 동반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크게 폐쇄성과 중추성으로 구분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상기도 주변 근육이 이완되면서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한다. 전체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은 기도 폐쇄가 아닌 호흡을 조절하는 신경계의 신호 전달 이상으로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심한 코골이와 수면 중 호흡 정지, 갑작스러운 헐떡임 등이다. 충분히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거나 낮 동안 졸음이 지속되고 아침 두통과 집중력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감 등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비만과 목 주변 지방 축적, 편도와 혀의 크기 등 해부학적 요인이 꼽힌다. 나이가 들면서 기도를 유지하는 근육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음주와 흡연, 수면제 및 진정제 사용 역시 기도 주변 근육의 긴장도를 낮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진단에는 수면다원검사가 활용된다. 수면 중 뇌파와 호흡, 산소포화도, 심전도, 수면 자세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무호흡 발생 횟수와 중증도를 평가한다. 주간 졸림 정도를 확인하는 한국형 주간 졸림 척도(KESS)도 참고할 수 있다. 다만 자가 평가 점수가 낮더라도 심한 코골이나 반복적인 호흡 정지가 관찰되면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중증도, 동반질환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양압기다. 수면 중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기도로 공급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유지하는 방식이다. 환자에 따라 구강 내 장치를 사용하거나 해부학적 원인에 따른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한편 취침 전 음주와 흡연을 피해야 한다.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도 기도 폐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증상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의료적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나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발생하기 때문에 본인이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심한 코골이와 함께 낮 동안 졸림이나 피로가 지속되거나 가족이 수면 중 호흡 정지를 발견했다면 단순 코골이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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