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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안서희의 라이프 리포트] 어지럽다고 모두 빈혈은 아니다… 전정신경염과 이석증의 차이

안서희 기자 2026-10-25 07:00:00

수일간 지속되는 회전성 어지럼이 특징

마비·복시·보행장애 동반 시 뇌졸중 감별 필요

[사진=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흔한 증상이다. 주변 사물이나 자신의 몸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부터 몸이 흔들리거나 중심을 잡기 어려운 증상까지 양상도 다양하다.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빈혈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귀의 평형기관 이상과 편두통, 혈압 변화, 약물, 뇌질환 등 여러 요인이 원인일 수 있다.

빈혈로 인해 어지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부족하면 조직에 공급되는 산소가 줄어들어 어지럼증과 피로감, 두근거림, 숨참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이 갑자기 심하게 발생하고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전정기관이나 신경계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인 원인 질환 중 하나는 전정신경염이다. 전정신경은 귀의 평형기관에서 수집한 정보를 뇌로 전달해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 신경에 염증성 이상이 발생하면 갑작스러운 심한 회전성 어지럼이 나타날 수 있으며 구역과 구토, 보행 불안정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은 수시간에서 수일간 심하게 지속될 수 있고 이후에도 균형감각 저하가 남을 수 있다.

전정신경염과 이석증은 모두 회전성 어지럼을 일으킬 수 있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에는 차이가 있다.

이석증은 귀 안쪽의 평형기관에 있는 작은 칼슘 결정인 이석이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서 발생한다. 누웠다 일어나거나 고개를 돌리는 등 특정 자세를 취할 때 짧고 강한 어지럼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전정신경염은 갑자기 시작된 심한 어지럼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머리를 움직이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지만 특정 자세에서만 짧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인 이석증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다만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정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어지럼이 시작된 시점과 지속시간, 유발 요인, 동반 증상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며 필요하면 의료진의 진찰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정신경염은 어지럼증의 발생 양상과 신경학적 진찰, 안구운동 및 평형기능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전정기관과 눈의 움직임은 서로 연결돼 있어 전정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안구가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안진이 나타날 수 있다. 의료진은 안진의 방향과 양상 등을 확인해 원인을 평가한다.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신경학적 검사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시행해 뇌졸중을 비롯한 다른 질환을 감별할 수 있다. 특히 갑자기 발생한 심한 어지럼은 말초 전정기관의 문제뿐 아니라 뇌간이나 소뇌 등 중추신경계 질환으로도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정신경염의 급성기에는 심한 어지럼과 구역, 구토를 줄이기 위한 약물치료 등 대증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이후에는 머리와 몸을 움직이며 평형기능의 회복을 돕는 전정재활치료가 중요하다.

전정재활치료는 시선 고정과 머리 움직임, 균형 훈련 등을 통해 뇌가 변화한 평형감각 정보를 다시 적응하도록 돕는 치료다. 증상이 심한 시기에는 움직임이 불편할 수 있지만 의료진의 평가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활동과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리한 운동이나 자가 재활보다는 증상과 상태에 맞춘 치료 계획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자기 발생한 심한 어지럼증은 뇌졸중 등 응급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 발음이 어눌해지는 증상,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심한 보행장애 등이 동반되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일부 뇌졸중은 뚜렷한 마비 없이 심한 어지럼증과 균형장애만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팔다리 마비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뇌졸중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갑자기 시작된 심한 어지럼증이 처음 발생했거나 서 있기와 걷기가 어려울 정도라면 다른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신속하게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선욱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이 생겼을 때 이를 빈혈이나 피로 때문으로만 여기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지럼증의 발생 양상과 지속시간, 동반 증상은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되며 발음 이상과 팔다리의 힘 빠짐, 복시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면 응급질환 가능성을 고려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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