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30조원 규모의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시공권을 둘러싼 대형 건설사들의 수싸움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각각 6단지와 10단지 시공권을 확보했고 8·12·13단지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 가운데 후속 단지를 선점하려는 움직임 역시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심의 등 인허가 절차도 곳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남은 단지에서 경쟁입찰이 성립할지, 사업 속도는 어떻게 갈릴지가 다음 관전 요로 떠올랐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시공사를 확정한 곳은 6단지와 10단지다. 8단지는 대우건설, 12단지는 GS건설, 13단지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고 4·9단지는 시공사 입찰 절차를 밟고 있다. 통합심의에서는 6·9·13단지가 조건부 의결을 받았으며 7·8·11단지 등도 인허가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시공사를 확정한 6단지는 지난 5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6월 27일 조합원 총회에서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두 차례 입찰에 DL이앤씨만 참여하면서 수의계약으로 전환됐으며 예정 공사비는 1조2868억원이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한 ‘아크로 목동리젠시’를 제안했다.
10단지는 지난달 18일 주민 전체회의에서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확정했다. 앞선 두 차례 입찰에서 현대건설이 단독 응찰해 수의계약 절차를 밟았으며 예정 공사비는 2조6136억원이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한 ‘디에이치 목동 에세르’를 재건축 단지명으로 제시했다.
8·12·13단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 뒤 최종 시공사 선정을 위한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8단지는 대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고 다음달 12일 총회에서 최종 선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예정 공사비는 1조1119억원이며 대우건설은 단지명으로 ‘써밋 디아보 목동’을 제안했다. 통합심의도 지난 6월 신청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1조7888억원 규모 12단지에서는 GS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다음달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안건을 표결할 방침인 가운데 GS건설은 최고 43층, 2810가구 규모 재건축에 ‘리플리제 자이’라는 단지명을 선보였다.
13단지는 이날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삼성물산에 대한 최종 시공사 선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예정 공사비는 2조3762억원이며 삼성물산은 ‘래미안 모브13’을 제안했다. 13단지의 경우 7월 첫 통합심의에서 보완 요구를 받은 뒤 9월 재심의에서 조건부 의결을 확보한 상태라 6단지에 이어 통합심의와 시공사 선정 두 절차를 모두 넘긴 단지가 될 전망이다.
후속 수주전에서는 4단지가 먼저 입찰 마감을 앞두고 있다. 올해 9월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제일건설 등 4개사가 참석했고 입찰은 이달 16일 마감한다. 예정 공사비는 1조6389억원, 3.3㎡당 1010만원으로 목동 재건축 가운데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경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9단지는 통합심의를 먼저 마무리한 후 시공사 선정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예정 공사비 2조6067억원 규모인 가운데 지난 2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IPARK현대산업개발, 제일건설, 대방건설 등 4개사가 참석했다. 입찰 마감은 내년 1월 11일이다.
7·11·14단지는 아직 정식 입찰 전이지만 복수의 건설사가 수주를 검토 중인 사업지로 꼽힌다. 7단지는 조합설립인가 후 통합심의를 신청해 둔 상태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이 일찍부터 관심을 보여왔다. 이 중 현대건설은 7단지 인근에 홍보공간을 마련하며 일찌감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통합심의를 신청해둔 11단지에서는 ‘온리원’ 전략을 내세운 IPARK현대산업개발이 홍보 라운지를 마련하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이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단지는 재건축 후 5100여가구로 계획돼 목동신시가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다수 건설사가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향후 경쟁 구도가 가장 복잡해질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목동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건설사들의 관심과 실제 입찰 결과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시공사를 확정했거나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 6·8·10·12·13단지는 모두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않았다. 현장설명회와 홍보 과정에서는 여러 대형 건설사가 이름을 올렸지만 본입찰에서는 한 곳만 남아 유찰된 뒤 재입찰과 수의계약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반복됐다.
이러한 단독 응찰이 반복되는 배경으로는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이 거론된다. 목동은 개별 사업장마다 공사비가 1조~2조원대에 이르고 여러 단지가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를 찾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도 사업성과 경쟁 구도를 따져 수주 대상지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목동 수주전의 무게중심은 이제 시공사 후보가 정리된 단지에서 남은 사업지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주요 건설사들이 잇따라 목동에 첫 시공권을 확보한 가운데 아직 진입하지 못한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등이 후속 단지에서 첫 깃발을 꽂을지, 이미 한 곳을 선점한 건설사가 두 번째 사업지를 가져갈지에 시선이 모인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목동은 여러 단지가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건설사들도 사업성과 경쟁 구도를 따져 선택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라며 “남은 사업지 가운데 7단지와 14단지 등에서는 공고 전부터 복수 건설사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어 경쟁입찰이 성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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