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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AI 스마트홈 격전] 가전 넘어 집 전체로…삼성·LG, 플랫폼 주도권 다툼

김아령 기자 2026-10-19 17:18:59

삼성 스마트싱스 이용자 4억6000만명·지원 기기 4700종 이상

LG 씽큐 클로·호미 기반 서비스 확대…애플과 IoT 기기 7종 개발

삼성 AI 가전 구독 1조원 눈앞·LG 구독 매출 2조5000억원 육박

삼성·LG AI 스마트홈 격전 인포그래픽 [사진=챗GPT]

[경제일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인공지능(AI) 경쟁이 개별 가전 성능을 넘어 집 전체를 관리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러 기기를 연결해 생활 패턴을 분석하고 에너지 관리와 가족 돌봄까지 제공하는 서비스가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면서다. 양사는 스마트싱스와 씽큐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넓히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와의 플랫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 삼성은 통합 생태계·LG는 맞춤형 서비스…AI홈 공략 차별화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갤럭시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세탁기 등 다양한 제품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싱스의 전 세계 등록 이용자는 올해 6월 기준 4억6000만명을 넘어섰으며, 390개 이상의 협력사와 4700종 이상의 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폭넓은 자체 제품군과 외부 기기 연동 능력을 바탕으로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싱스의 '패밀리 케어'는 떨어져 사는 가족의 활동 알림과 복약·통원 일정 관리 등을 지원하고, 'AI 절약 모드'는 지원 가전의 에너지 소비를 관리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의 개인화 브리핑 기능인 '나우 브리프'에 스마트싱스 주요 기능을 연동했다. 이를 TV와 패밀리허브 냉장고에도 순차적으로 확대해 모바일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집 안의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서는 모바일과 가전, TV를 결합한 'AI 리빙'을 강조했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는 식재료를 인식하고 관리하며 조리법을 추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2026년형 TV에도 대화형 AI 기반의 '비전 AI 컴패니언'을 적용해 콘텐츠 관련 정보 탐색과 개인화된 서비스를 강화했다.

LG전자는 씽큐를 기반으로 생활가전 운영 경험과 AI 에이전트를 결합하고 있다. IFA 2026에서 공개한 '씽큐 클로'는 AI홈 허브 '씽큐 온'에 탑재되는 실행형 AI 에이전트다. 문자 대화로 사용자의 의도와 생활 패턴을 파악하고 연결된 기기와 서비스를 조정한다. 귀가 일정에 맞춰 실내 환경을 관리하거나 손님 방문을 준비할 때 조리기기 사용을 지원하는 등 개인화된 AI홈 서비스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LG전자는 2024년 인수한 애트홈의 스마트홈 플랫폼 '호미(Homey)'를 활용해 외부 제조사 제품과의 연동 범위도 넓히고 있다. 호미는 5만개 이상의 사물인터넷(IoT) 기기 연동을 지원하며, 스마트 계량기와 태양광 설비, 가정용 배터리, 전기차 충전기 등을 가전과 연동하는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도 활용된다. 공동주택과 상업시설의 가전·공조·에너지 설비를 통합 관리하는 '씽큐 프로'를 통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제품 구매 이후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씽큐 업'과 가전 상태를 분석해 이상 징후 및 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씽큐 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두 서비스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 선보인 '씽큐 AI' 플랫폼에도 통합됐다. 제품 판매 이후에도 기능 개선과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과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이다.
◆ 빅테크와 경쟁·협력 확대…수익화·보안 관건
스마트홈 시장에서는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모바일 운영체제와 음성비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가정 내 이용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가전제품 판매 이후에도 고객이 자사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LG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홈 기기 공동 개발에 나서며 각자의 플랫폼을 유지하면서도 기기 연동 범위와 글로벌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14일 카메라와 도어락, 온도 조절기 등 공동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기기 7종을 공개했다.

신제품은 씽큐와 애플 생태계에 모두 연동되며 연내 미국과 캐나다, 영국에 우선 출시될 예정이다. 공동 개발 제품은 LG전자 브랜드로 출시되며 LG전자가 제조와 판매, 고객 지원을 담당한다.

플랫폼 경쟁의 성과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것은 과제다.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올해 2분기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품 원가 상승과 시장 성장 정체 등으로 기존 제품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새로운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품 판매와 유지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삼성 AI 구독'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모바일을 제외한 AI 가전 구독 매출이 1조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기업용 통합 관리 플랫폼 스마트싱스 프로를 통해 공동주택과 호텔, 상업시설 등의 가전·공조·에너지 설비를 원격으로 관리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구독 사업을 통해 제품 판매 이후의 매출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매출은 2조5000억원에 육박해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올해 2분기에도 6600억원으로 5% 늘었다.

보안 기술 확보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녹스 매트릭스'는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기기들이 서로의 보안 상태를 점검하고 외부 위협을 탐지·차단하는 기술이다. '녹스 볼트'는 비밀번호와 인증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별도 보안 하드웨어에 저장한다. 올해 출시한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에는 두 기술을 적용하고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와 영상 데이터에 종단 간 암호화 기술을 도입했다.

LG전자는 자체 보안 시스템 'LG 쉴드'를 AI홈 허브 씽큐 온에 적용하고 있다. 개인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암호화 키를 분리된 공간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외부에서 작동 코드나 데이터를 변조하지 못하도록 보호하고 위협·침입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차단하는 기능도 갖췄다. 애플 협력 IoT 기기 7종에도 LG 쉴드와 애플의 데이터 암호화 기술을 함께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 시장에서는 연결 기기 수보다 서로 다른 제조사의 제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해 자사 제품 중심의 생태계를 넘어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확보하는 기업이 향후 AI홈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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