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KT가 서울·판교·대전 중심으로 구축된 양자암호통신 테스트베드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무선 양자키분배(QKD) 실증 거리도 기존 약 4.8㎞에서 15㎞로 늘리는 기술 검증에 나선다. 국산 양자통신 장비 간 연동 환경을 구축해 금융·의료 등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유선 중심의 양자통신 기술을 무선·위성 영역으로 확장해 차세대 양자 네트워크 구현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2일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추진하는 '2026년 개방형 양자 테스트베드 고도화·확산 사업'의 착수보고회를 마치고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업은 오는 2028년까지 진행되며, KT는 상용 거점인 '가 구간'과 미래 기술 거점인 '다 구간'의 구축·운영을 맡는다.
개방형 양자 테스트베드는 기업과 연구기관이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양자암호통신 시험망과 측정 장비를 공동으로 활용해 기술·제품의 성능을 검증하는 실증 인프라다. 이번 사업은 기존 서울·판교·대전 구간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환경을 전국으로 넓혀 국내 기업의 기술 검증 기회를 확대하고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상용 거점에서는 기존 대전 거점을 중심으로 대전~대구, 대전~광주, 대구~부산, 서울~춘천 구간을 새로 구축한다. 충청권에 집중됐던 실증 인프라를 호남·영남·강원권까지 확대해 전국 단위의 광역 양자암호통신망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공개한 단계별 계획에 따르면 대구는 올해, 광주·부산은 내년, 강원권은 오는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확대된다.
KT는 국산 양자암호통신 장비와 기술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통신망과 장비를 연동할 수 있는 개방형 실증 환경도 구축한다. 특정 제조사의 장비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종 장비 간 호환성을 검증해 다양한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실제 통신 환경에서 시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의료 등 데이터 보호 수요가 있는 분야에서 실증을 추진해 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테스트베드 확대는 단순히 시험망의 물리적 범위를 넓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개발한 장비와 기술이 서로 다른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 전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할 기반을 마련한다. 다만 실증 인프라 구축이 곧바로 상용 서비스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참여 기업과 수요기관 확보, 장비 간 연동 성과, 실제 도입 계획 등이 향후 사업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미래 기술 거점에서는 유선 광케이블 중심의 양자키분배 기술을 무선·위성 영역으로 확장하고 양자 얽힘 분배 기술을 검증한다. 양자키분배(QKD)는 양자역학적 특성을 활용해 암호 키를 안전하게 분배하는 기술이다. 광케이블을 설치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위성과 지상 간 통신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려면 무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키를 분배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KT는 기존 약 4.8㎞ 수준인 무선 QKD 실증 거리를 약 15㎞로 확대하는 것을 추진한다. 장비 모듈화와 대기난류 적응형 광학기술을 적용해 장거리 전송 환경에서의 기술적 제약을 검증하고, 향후 위성 기반 양자통신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기 중 난류는 빛의 진행 경로를 흔들어 광 신호의 수신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를 보정하는 기술은 무선 광통신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
KT는 여러 지점 사이에서 양자 얽힘 상태를 공유하는 양자 얽힘 분배 기술도 검증한다. 해당 방식은 암호 키를 분배하는 QKD와는 다른 기술적 접근으로, 다중 노드 간 양자 얽힘을 분배하는 기술은 향후 장거리 양자 네트워크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으로 연구되고 있다. KT는 관련 기술의 실증을 통해 미래 양자 네트워크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개방형 양자 테스트베드 고도화·확산 사업의 일부다. 정부는 상용·미래 거점뿐 아니라 해외 거점도 조성해 국내 양자통신 기술의 실증과 해외 진출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상용·미래 거점은 KT 주관 컨소시엄이, 해외 거점은 SK브로드밴드 주관 컨소시엄이 맡는다. 사업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진행되며, 정부는 올해 정부출연금과 민간부담금을 합쳐 총 7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전명준 KT 엔터프라이즈부문 엔터프라이즈서비스본부장 상무는 "KT가 보유한 전국 단위 네트워크 인프라와 양자암호통신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개방형 양자 테스트베드 고도화와 차세대 기술 실증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공공·민간·연구기관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실증 환경을 확대해 국내 양자기술 상용화와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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